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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청년이 차린 정치 상차림⑥] 잘 다루면 기회, 뒤처지면 불안…2030 밥상에 오른 AI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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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변유진·박준완 인턴기자】추석 밥상에서 생선은 빠지면 섭섭한 음식이다. 같은 생선이라도 굽고 찌거나 국에 넣는 등 손질과 조리법에 따라 전혀 다른 음식이 된다.

〈청년이 차린 정치 상차림〉의 다섯 번째 음식인 ‘생선’에는 인공지능(AI) 전환 문제를 담았다. 검색과 문서 작성, 영상 편집부터 업무 자동화까지 AI의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면서 청년에게 새로운 일과 성장의 가능성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생선을 같은 방식으로 다룰 수 없듯, AI 역시 사용한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같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과 AI 활용 능력에 따라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청년에게 AI는 피하기 어려운 변화이자 놓치기 힘든 기회다. 이번 상차림에서는 AI가 청년의 일자리와 성장 과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기술이 새로운 격차가 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청년 5명 중 1명 “AI 전환 시급”…불안과 기대 공존

투데이신문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만 19~39세 청년 1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복수응답), 응답자의 22.3%가 우리 사회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의제로 ‘AI 전환’을 선택했다.

청년들이 평가한 AI 전환 문제의 심각성은 5점 만점에 평균 3.71점이었다. AI 전환과 관련해 해결이 필요한 과제로는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고용불안 대응’이 73.7%로 가장 많이 꼽혔다. 동시에 ‘AI 관련 청년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48.2%, ‘청년 대상 AI 교육·직업훈련 확대’는 44.7%로 나타났다.

AI가 실제로 청년 일자리를 얼마나 대체하고 있는지를 둘러싼 평가는 아직 엇갈리지만, AI가 자신의 일과 미래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청년들의 불안은 뚜렷하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8월 18일 만 19~34세 청년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확산에 따른 청년 일자리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9%는 향후 5년 안에 현재 또는 희망 직무가 AI로 대체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특히 구직 중인 미취업 청년의 63.8%가 대체·축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취업 청년의 응답률 49.4%보다 14.4%p 높은 수치다. 이미 일하고 있는 청년보다 노동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청년이 AI의 영향을 더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는 셈이다.

청년들의 걱정은 단순히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AI가 초급 업무를 대신하면서 청년이 고숙련 인력으로 성장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본 응답자는 65.6%에 달했다.

신입사원은 자료를 찾고 초안을 만들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업무 경험을 쌓는다. 이러한 초급 업무를 AI가 대체하면 청년이 실무 경험을 얻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진입 단계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AI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청년의 64.7%는 AI 기술이 업무 전문성과 경력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이처럼 청년에게 AI는 일자리를 위협하는 기술인 동시에 이미 일상과 업무에서 활용하는 친숙한 도구이기도 하다.

AI를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문제를 넘어,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역량으로 만들 것인지가 청년들에게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AI 활용법을 소개하는 채널을 운영 중인 유튜버 A씨(26)는 “사업을 하면서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AI로 자동화해본 경험이 있다”며 “그때 AI를 잘 활용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AI 활용법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는 “AI는 자료 검색부터 영상 편집까지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굉장히 넓다”며 “실제 업무에서도 카드뉴스를 만들거나 회의록을 작성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기존의 일을 대체하는 기술로만 바라보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를 만드는 도구로 활용하는 청년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AI가 만든 새로운 격차…“나만 뒤처질까 불안”

AI가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려면 누구나 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청년층의 또 다른 불안은 AI 자체보다 ‘나만 뒤처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앞선 조사에서 청년의 53.6%는 AI 활용 능력의 차이로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에 동의했다. 특히 구직 청년의 응답률은 56.9%로 취업 청년 52.1%보다 높았다.

AI를 잘 활용하는 청년과 그렇지 못한 청년 사이의 차이가 장기적으로 소득과 경력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AI 활용 능력의 차이에 따라 청년층 내부의 소득·경력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는 67.7%에 달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7%에 그쳤다.

실제로 AI 활용능력의 차이가 곧 자신의 경쟁력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는 청년도 있었다. 대학생 김모(26)씨는 “주변에서 팀플이나 과제를 할 때 AI를 활용해서 발표자료를 만들거나 자료조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나와 달리 AI를 똑똑하게 잘 쓰는 모습들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내가 AI 시대에 맞지 않는 사람인가 싶어 불안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단순히 AI 사용법 뿐만 아니라 실제 취업이나 업무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AI 시대 청년 문제의 핵심은 기술을 사용할 것인지에만 있지 않다. 누가 AI를 배우고 업무에 활용하며 자신의 역량으로 발전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같은 격차를 줄이려면 AI 도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과 함께 실제 업무에서 기술을 활용하고 시행착오를 경험할 기회를 넓힐 필요가 있다. 사용법만 익힌다고 해서 AI를 곧바로 자신의 경쟁력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AI가 내놓은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하고 자신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더해 필요한 결과물로 발전시키는 능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에게 필요한 AI 역량 역시 단순한 사용 기술에 머물기보다 판단력과 직무 전문성을 함께 기르는 방향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AI라는 ‘생선’…건네는 데 그치지 말고 손질법까지

같은 생선도 어떻게 손질하고 조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음식이 된다. AI도 마찬가지다. AI는 그 자체만으로 청년에게 기회나 위협이 되지 않는다. 기술을 어떻게 배우고 자신의 일과 전문성에 결합하느냐에 따라 청년의 일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청년에게 AI라는 ‘생선’을 던져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누구나 AI를 배우고 실제 업무에 적용해볼 기회를 얻어야 한다. AI가 내놓은 결과를 검증하고 자신의 경험과 판단으로 다듬을 수 있는 역량도 함께 길러야 할 것이다.

추석 밥상에 오른 생선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 손질하고 조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듯, AI 대전환을 청년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다룰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AI 시대에 요구되는 것은 단순히 기술을 사용할 줄 아는 청년이 아니라, 기술을 판단하고 자신의 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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