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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피어스 위원 10월 사임, 8년 여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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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커미셔너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가 오는 10월 2일자로 SEC를 떠난다. 업계에서 “크립토 맘(Crypto Mom)”이라는 애칭으로 불려온 피어스는 9월 25일(현지시각)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사임 편지를 공개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그녀는 2018년 1월부터 SEC에서 근무해 약 8년간 재직했다.
피어스의 퇴임 소식이 전해진 같은 날, SEC는 암호화폐 자산 관련 새 지침을 발표했다. 토큰을 어떻게 정의하고 프로젝트가 이를 어떻게 마케팅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하려는 목적의 FAQ 문서다. 8년 가까이 규제 명확화를 외쳐온 인물의 퇴장과 새 지침 발표가 같은 날 겹친 셈이어서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피어스는 공화당 소속 제이 클레이튼(Jay Clayton) 의장과 민주당 소속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의장 시절 모두 SEC에 몸담았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두 의장 모두 새 규제를 만드는 대신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집행 조치를 선호했고, 피어스는 그 기간 내내 디지털 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칙 제정을 촉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찾아왔다. 피어스는 폴 아킨스(Paul Atkins) 현 의장이 취임하기도 전에 SEC의 새로운 크립토 태스크포스를 이끌도록 지명됐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녀는 2025년 2월 4일부터 이 태스크포스의 국장을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취임한 이후 SEC의 암호화폐 규제·집행 방식은 크게 바뀌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SEC가 트럼프 본인과 그 가족과 관련된 사안을 포함해 여러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집행 조치와 조사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피어스가 이끈 크립토 태스크포스는 여러 유형의 암호화폐 자산을 분류하고 각각 어느 규제기관이 감독할지를 정리하는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비고에 따르면 이 작업은 그동안 모호했던 감독 권한 문제를 정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태스크포스는 또 ‘레귤레이션 크립토 애셋’이라는 정식 규정 제안 작업도 진행했다. 암호화폐 자산이 전면적인 증권법 규제를 촉발하지 않고도 발행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는 시도였다.
비고는 피어스의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로 ‘혁신 면제’를 꼽았다. 이는 증권을 토큰화해 발행·거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제도로, 규제기관이 영구적인 규칙을 확정하기 전까지 5년간 시험 기간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피어스의 퇴임으로 SEC에는 의장 폴 아킨스와 커미셔너 마크 우예다 두 명만 남게 됐다. 비고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공화당 소속이며, 백악관은 아직 공석이 된 민주당 커미셔너 자리에 후보를 지명하지 않은 상태다.
전임 민주당 커미셔너였던 캐롤라인 크렌쇼는 지난 1월 임기 종료 약 18개월 뒤 SEC를 떠났다. SEC 커미셔너는 임기가 만료돼도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으면 만료 후 약 18개월까지 계속 근무할 수 있다. 피어스의 임기 역시 2025년 6월 공식 만료됐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그간 자리를 지켜온 것으로 전해졌다.
크립토 태스크포스는 기존 증권법이 디지털 자산과 분산형 시스템에 어떻게 적용돼야 하는지를 계속 검토해온 조직이다. 지난 6월 피어스는 오픈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것 자체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연방 증권 규제 대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개발자 책임을 둘러싼 오랜 논쟁에 대한 발언이었다.
피어스는 사임 편지에서 대통령에게 커미셔너로서의 시간이 “전문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아킨스 의장과 우예다 커미셔너라는 “훌륭한 지도부” 아래에서 SEC를 떠난다고 적었다.
편지에는 합리적인 규제 범위 안에서 사람들이 스스로와 가족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비고에 따르면 이는 사람들이 서로 거래할 때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된 규제 경계를 뜻한다. 피어스는 남은 지도부가 앞으로도 이런 균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표현했다.
퇴임 후 행보도 이미 정해져 있다. 버지니아주 리젠트대학교 로스쿨은 지난 5월 피어스가 11월부터 부교수로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그녀는 연방 소송, 증권 규제, 디지털 자산 등 여러 분야에서 학교의 학문적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어스의 발언은 아킨스 의장이 “집행을 통한 규제”라고 표현했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SEC의 최근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8년간 규제 명확화를 촉구해온 “크립토 맘”의 퇴장이 SEC 크립토 정책의 한 국면을 마무리 짓는 장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