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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라 CEO, 리플 스위프트 정조준, 결제망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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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모어헤드(Dan Morehead) 판테라 캐피털(Pantera Capital)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리플이 국경간 결제의 절대 강자 스위프트(SWIFT)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나온 발언으로 “리플이 스위프트를 향해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리플의 실제 결제망은 XRP 외에도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되고 있어, XRP가 이 구도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여전히 명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모어헤드는 CNBC 스쿼크박스 세그먼트에서 솔라나의 처리 속도,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역할과 함께 리플의 스위프트 도전을 블록체인 업계를 이끄는 주요 활용 사례 중 하나로 소개했다. 그는 리플이 은행들이 국경간 결제 메시징에 의존하는 네트워크를 당장 대체한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스위프트, 즉 국제은행간통신협회(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는 금융기관 간 결제 지시를 조율하는 지배적 메시징 시스템이다. 리플은 오랫동안 은행 간 대리계좌를 거치는 전통 정산 방식보다 빠르고 저렴한 대안을 구축하는 데 투자해왔다.
모어헤드의 발언은 트위터(X)에서도 빠르게 퍼졌다. 크립토 관련 계정 ‘@stedas’는 “리플이 스위프트를 향해 가고 있다”는 모어헤드의 인용구를 담은 영상을 9월 17일 게재했다. 다만 이 발언은 리플의 실제 결제 정산량 중 XRP 토큰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명 투자자가 결제 산업 내 경쟁 구도를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보여주는 수사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리플의 자체 국경간 결제 페이지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RLUSD, USDC, USDT 또는 법정화폐 중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산이 무엇이든” 지원한다고 설명한다. 정산 계층이 특정 발행사의 토큰과 분리돼 있다는 리플의 공식 설명은, XRP가 결제 흐름에서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회사 스스로 인정한 대목이다.
리플이 은행·핀테크·결제 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상품인 ‘리플 페이먼츠(Ripple Payments)’ 역시 XRP 전용이 아니다. 정산은 법정화폐, RLUSD, USDC, USDT, XRP 중 무엇으로든 이뤄질 수 있으며, XRP 렛저라는 기반 블록체인은 XRP뿐 아니라 여러 자산의 정산 레일 역할을 한다. XRP는 그 안에서 브리지 통화로 쓰일 수 있는 옵션 중 하나일 뿐, 사용 규모가 별도로 공개된 적은 없다.
리플은 60개 이상 시장에서 결제 수취가 가능하고 누적 처리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회사가 자체 공개한 것으로, 그중 얼마가 XRP로 정산됐는지 스테이블코인이나 법정화폐 비중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는다. 기업 차원의 대규모 수치와 토큰 단위 사용량 사이의 이 간극이 바로 스위프트 비교론이 흔들리는 지점이다.
이 간극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2020년 12월 리플을 상대로 XRP를 미등록 증권으로 판매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이후 계속 리플을 따라다닌 문제다. 리플은 2023년 연방판사로부터 XRP가 공개 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될 때는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부분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다만 기관 대상 판매를 둘러싼 규제 전반의 그림자는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이 소송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리플은 결제망과 파트너 목록을 계속 확장해왔다. 투자자들은 이런 기업 차원의 성과를 XRP 가격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습성을 반복적으로 보여왔다. 실제로는 두 요소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 습성 자체가 하나의 반복되는 패턴으로 지적된다.
은행과 대형 금융기관이 특정 정산 자산에 전면적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는 규제 명확성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는 한, 리플이 네트워크 규모를 완전히 활용할 능력은 법적 확실성이 필수적인 시장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리플이 스트라이프와 추진하는 AI 결제 연동 소식도 비슷한 낙관론을 낳았지만, 그 결제 흐름 가운데 XRP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결제 네트워크의 성장이 토큰 수요로 이어지는지는 리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토큰 가치가 기술적 진전과 분리되는 현상이 관찰됐지만, 리플처럼 스스로 스위프트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경우에는 이 괴리가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는 평가다.
과거 사례를 짚어보면, 1990년대 전자거래 플랫폼이 전통 증권거래소에 도전했을 때도 회의론이 컸지만 결국 증권 거래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페이팔 역시 비슷한 시기 은행들이 예상하지 못한 디지털 결제 계층을 만들어냈다. 두 사례 모두 초기에는 마찰을 겪다가 제품이 실제로 더 우월하면 공간을 넓혀간 패턴을 보였다. 리플이 이런 흐름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그 성공이 XRP 수요로 직결될지는 전혀 다른 질문으로 남아 있다.
리플이 성공한다면 스위프트의 비용 부담 때문에 접근하지 못했던 중소형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에 대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경간 거래가 더 빠르고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리플이 여러 자산 중 선택할 수 있게 설계한 정산 구조는 XRP를 보유할 준비가 안 된 기관을 끌어들이기에 유리하지만, 동시에 XRP를 초기 지지자들이 기대했던 것처럼 이야기의 중심에 두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리플이 자산별 정산 비중을 공개하는지, 스위프트에 의존해온 금융기관들과의 파트너십이나 거래량이 실제로 늘어나는지는 앞으로 지켜볼 핵심 신호로 꼽힌다. 그런 수치가 공개되지 않는 한, 스위프트와의 비교는 이론적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