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읽음
바이비트, 프랭클린템플턴 토큰화 펀드 장외담보 도입
위키트리
바이비트(Bybit)가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과 전략적 협업을 맺고 토큰화 투자 상품에 대한 접근을 넓힌다. 두 회사는 9월 28일(현지시각)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지분을 바이비트 장외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기관 고객은 프랭클린템플턴의 벤지(Benji) 플랫폼이 발행한 펀드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USDT나 USDC 신용거래 한도를 받을 수 있다. 양사는 여기에 더해 지갑 기반 투자자를 겨냥한 토큰화 웰스 상품도 함께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자산을 거래소로 옮기지 않고도 담보 가치를 인정받는 구조다. 적격 기관 투자자는 프랭클린템플턴이 발행한 벤지 펀드 지분을 기관용 커스터디 플랫폼 바이커스터디(ByCustody)에 맡긴다. 이 지분의 가치는 바이비트 거래 환경 안에 그대로 반영돼, 자산은 거래소 밖 커스터디에 남아 있으면서도 트레이딩에 쓸 신용을 만들어낸다.
담보로 쓰이는 것은 벤지가 발행한 BENJI 토큰으로, 프랭클린 온체인 미국 정부 머니펀드(FOBXX)의 지분과 1대 1 비율로 연동된다. FOBXX는 주로 미국 정부 증권과 현금, 역레포(RP)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로 8월 31일 기준 순자산이 6억 8,664만 달러(약 9,320억원, 1달러 1,357원 기준)에 달한다. 펀드의 7일 기준 현재수익률은 9월 16일 기준 3.57%, 7일 실효수익률은 3.63%로 집계됐다.
바이비트의 RWA·전통금융 부문 글로벌 총괄 요이 왕은 “기관의 디지털자산 도입이 가속화하면서 투자자들은 전통시장에서 익숙했던 것과 같은 유연성과 자본 효율성, 리스크 관리 기준을 점점 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외 인프라를 통해 우량한 담보 범위를 넓힘으로써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규제 대상 투자상품에 대한 노출을 유지하면서도 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배치하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랭클린템플턴은 1.7조 달러(약 2,307조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바이비트는 전 세계 8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거래소로, 스스로를 투자·트레이딩·결제·자산관리를 한데 묶은 “새로운 금융 플랫폼”으로 소개한다. 두 회사의 협업은 프랭클린템플턴의 토큰화 자산 운용 규모가 20억 달러(약 2조 7,140억원)를 넘어선 시점에 나왔다.
규제 환경도 뒷받침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투자관리국은 지난 8월 프랭클린템플턴의 등록 펀드가 토큰화된 FOBXX와 BENJI 토큰을 현금·담보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액션 레터를 발급했다. 정식 승인은 아니지만 규제당국이 해당 구조에 집행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컴플라이언스 부서 입장에서는 사실상 청신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비트가 이런 구조를 도입한 첫 거래소는 아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지난 2월 11일 바이낸스와 유사한 장외 담보 프로그램을 먼저 시작했고, 바이비트로 이를 확장했다. 프랭클린템플턴 디지털자산 총괄 로저 베이스턴은 이 구조의 핵심 가치가 커스터디와 규제상 보호를 유지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담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설명해왔다.
협업은 기관 담보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는다. 바이비트와 프랭클린템플턴은 맨틀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 웰스 상품을 통해 지갑 기반 투자자에게도 프랭클린템플턴의 투자 전략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바이비트와 맨틀 측이 별도로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콘텐츠와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한다. 지갑 기반 개인 투자자들이 목표 기반 투자나 자산 분산 같은 전통적 투자 개념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디지털 콘텐츠와 교육 자료를 선보일 계획이다. 프랭클린템플턴 디지털자산·혁신 부문 총괄 샌디 코울은 “토큰화는 계속해서 금융을 재편하고 있으며, 지갑 생태계의 변화하는 요구에 맞는 액티브 운용형 리테일 투자 솔루션에 대한 접근을 넓히기 위해 바이비트와 협업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벤지 플랫폼의 연결성을 바이비트까지 확장하는 것은 규제 대상 수익형 자산을 디지털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비트는 이미 비슷한 구조를 다른 토큰화 펀드로 시험해본 경험이 있다. 지난 6월 퀀트펀드 칼레 디지털애셋은 UBS의 토큰화 머니펀드 유민트를 바이비트, 바이커스터디, 디지프트를 통해 장외 담보로 활용했다. 프랭클린템플턴 역시 벤지를 바이낸스와 OKX 외에도 크라켄 모회사 페이워드, 문페이 트레이드와 연결하며 기관용 활용처를 넓혀왔다.
비슷한 흐름은 토큰화 주식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바이낸스는 지난 9월 21일 토큰화 주식 상품 bStocks를 선물·마진 거래 담보로 전면 개방했다. 기존에는 VIP3 이상 고객만 이용할 수 있었던 기능을 모든 적격 이용자로 확대한 조치였다. bStocks는 6월 12일 출범 이후 90일도 안 돼 누적 거래량 300억 달러(약 40조 6,200억원)를 넘어섰다. 머니마켓펀드든 주식이든, 토큰화 자산을 거래소 담보로 인정하는 구조가 크립토 업계 전반에서 자리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샌디 코울은 이번 협업을 두고 “크립토 시장에서 담보 미러링 구조를 계속 구축하고, 이것이 만들어내는 기회를 넓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