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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1500억 달러 자사주 매입, 주가 부양 총력 추진
위키트리
엔비디아 이사회는 현지시간 28일 기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1500억 달러(약 204조 원)를 증액하는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단일 자사주 매입 승인액 기준으로 애플이 2024년 5월 발표한 기존 최고 기록인 11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4개월 전 자사주 매입 한도를 800억 달러 증액한 데 가세해 연달아 매입 규모를 늘렸다. 확충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은 2028 회계연도(2027년 2월~2028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시장에서 집행할 방침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방안이 발표되면서 주식 시장의 시선은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과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으로 쏠리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인 225.07달러보다 높은 229.75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 자사주 매입 소식이 알려지자 장 중 한때 233.21달러까지 치솟으며 3.6%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장 후반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8%(3.79달러) 오른 228.8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1억 4234만 주, 거래 대금은 328억 달러(약 44조 원)를 기록했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는 가파른 실적 개선 흐름에 미치지 못하는 정체 국면을 겪어왔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5월 연중 최고점인 236.54달러를 기록한 이후 조정세를 거쳐 7월 반등에 성공했다. 주당 208달러에서 228달러 사이 박스권(주가가 일정 범위 내에서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현상)에 장기간 갇혀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52주 최저가인 164.27달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지만, 올해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급증하고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내년 반도체 판매량이 올해의 두 배에 달할 것이라 내다본 호실적 전망에 비해서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둔화했다는 평가다.
주가 정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밸류에이션 부담은 지표상으로 대폭 완화된 상태다.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기업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눠 주가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은 16.5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15년 평균 PER인 30배 수준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현재 시점 기준 TTM PER(최근 12개월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28.91배, PBR(주가순자산비율,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은 24.13배를 기록 중이다. 주당순이익(EPS, 기업이 올린 순이익을 총 주식 수로 나눈 값)은 7.92달러, 주당순자산(BPS)은 9.48달러로 파악된다. 이처럼 실적 성장 대비 주가 평가 지표가 낮아진 시점을 활용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배당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은 1.00달러로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은 0.44% 수준이다. 이번 배당락일(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소멸되는 날)은 9월 10일이며 배당금 지급일은 10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엔비디아는 앞서 2024년 6월 10일 주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대 10 액면분할(기존 주식을 일정 비율로 나누어 총 주식 수를 늘리는 조치)을 단행한 바 있다.
파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가능하게 만든 기반은 인공지능 시장 확대에 따른 압도적 현금 창출력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과 가속 컴퓨팅(특정 연산을 전용 반도체로 빠르게 처리하는 기술)으로의 플랫폼 전환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핵심 기술 연구개발 투자와 주주 자본 환원을 차질 없이 동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막대한 현금 창출이 수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지속적인 주주 환원 의지를 피력했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기업의 전체 발행 주식을 시장 가격으로 환산한 총액)은 5조 5155억 달러(약 7499조 4607억 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제이컵 본 분석가는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열풍의 속도가 조정되더라도 엔비디아의 하드웨어와 서비스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시장에 전달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인공지능용 GPU(그래픽 처리 장치, 대량 연산을 병렬 처리하는 인공지능 핵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압도적 주도권을 바탕으로 주가 부양과 성장을 동시에 도모하는 행보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