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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직 수사관, 압수 비트코인 절도로 32억 원 몰수 명령
위키트리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 전직 직원이 수사 중 압수된 비트코인을 훔친 대가로 181만 파운드 넘게 토해내게 됐다. 영국 검찰청(CPS)은 폴 초울스(Paul Chowles·44)를 상대로 1,810,678.93파운드 규모의 몰수 명령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초울스는 다크웹 시장 ‘실크로드 2.0’ 수사에서 압수된 비트코인 50개를 빼돌렸고, 이 가운데 30개가 회수됐다. 그는 2025년 리버풀 형사법원에서 절도와 자금세탁 혐의를 인정해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CPS가 밝힌 이번 몰수액에는 이미 회수된 비트코인 30개의 가치가 포함돼 있다. 훔친 시점에 50BTC의 가치는 약 6만 파운드(약 7만 9,000달러)였다. 그러나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CPS는 이 정도 규모의 몰수 명령을 받아낼 수 있었다. 더 레지스터(The Register)에 따르면 CPS는 초울스가 선고를 받은 2025년 7월 시점에 이 50BTC를 440만 파운드(약 580만 달러) 넘는 가치로 평가했다.
금액이 산출된 과정도 공개됐다. 더 레지스터에 따르면 CPS는 범행으로 얻은 이익을 1,970,759.27파운드로 산정했다. 법원은 몰수 명령을 내릴 때 범죄로 얻은 이익과 피고인이 실제로 보유한 ‘가용 금액’, 즉 명령을 이행하는 데 쓸 수 있는 자산 가치를 함께 따진다. 초울스의 가용 금액은 1,810,678.93파운드로 평가됐고, 리버풀 형사법원이 이 금액의 납부를 명령했다. 더 레지스터는 이를 약 240만 달러(약 33억 원, 1달러 1,356원 기준)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플래닝투데이(Financial Planning Today)에 따르면 피해자를 위한 보상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이 보상 명령에 따른 자금은 피해자 본인의 미납 몰수 명령 이행에 쓰인다. CPS 범죄수익환수국의 루크 클레먼츠(Luke Clements)는 “초울스는 신뢰받는 지위를 사익을 위해 악용했고, 이미 법 집행 활동으로 회수된 자산을 훔쳤다”고 말했다.

초울스는 실크로드 2.0 수사팀의 일원이었다. CPS에 따르면 그는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디지털 기기를 분석하고 암호화폐를 추출하는 일에 참여했다. 이 수사는 실크로드 2.0 운영자 토머스 화이트(Thomas White)가 2019년 64개월 징역형을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BBC는 전했다. 화이트는 이 사이트에서 불법 물품을 범죄 조직에 판매한 혐의였다.
화이트에게서는 비트코인 97개가 압수됐는데, 이 중 50개가 지갑에서 인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BBC에 따르면 NCA는 화이트가 구금 중 어떻게든 지갑에 접근했다고 추정했다. 화이트 본인은 개입 사실을 부인했다. 실제로 코인을 옮긴 사람은 초울스였다. 그는 2017년 5월 6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각) 압수된 지갑에서 50BTC를 자신이 통제하는 주소로 옮겼다.
범행 이후의 은닉 방식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더 레지스터에 따르면 초울스는 코인을 잘게 나눈 뒤 ‘비트코인 포그’를 거쳐 보냈다. 비트코인 포그는 여러 이용자의 코인을 한데 모아 다시 나눠 거래 흔적을 가리는 믹싱 서비스(혼합 서비스)다. 화이트의 지갑은 NCA 서버에 있었고 개인키는 수사기관이 쥐고 있었다. 이 때문에 초울스가 외부 경보 없이 코인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한 매체는 설명했다.
사건이 풀린 계기는 화이트의 주장이었다. 화이트는 유죄 판결 이후 NCA 내부의 누군가가 비트코인을 가져갔을 것이라고 계속 주장했다. 수사기관 직원들이 자신의 지갑 개인키를 갖고 있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NCA는 기술 지식이 있는 화이트가 직접 옮겼다고 봤고, 2021년 말에는 해당 코인을 추적 불가로 보고 손실 처리했다.
상황은 화이트가 2022년 초 조건부로 석방되면서 바뀌었다. 머지사이드 경찰이 지역에서 화이트를 관리하게 됐고, 경찰이 NCA 관계자들과 만나 화이트의 주장을 논의했다. 초울스도 이 회의에 참석했다. 머지사이드 경찰은 곧 수사에 착수해 2022년 5월 그를 체포했다.
증거도 확보됐다. 수사팀은 초울스와 비트코인 이체에 쓰인 계정을 연결하는 아이폰,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검색 기록을 찾아냈다. 그의 사무실에서는 화이트의 암호화폐 계정과 관련된 사용자 이름, 비밀번호, 명세서가 적힌 노트도 발견됐다. NCA는 2025년 7월 11일 초울스를 해고했고, 닷새 뒤 리버풀 형사법원은 절도, 범죄 자산 이전, 범죄 자산 은닉 혐의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화이트에게도 별도의 몰수 명령이 내려져 있다. 금액은 1,560,506파운드였고, NCA는 나머지 비트코인 47개를 매각해 일부를 충당했다. 그래도 1,066,956파운드가 미납으로 남았다. 도난당한 50BTC 가운데 아직 되찾지 못한 코인은 20개다.
CPS는 범죄수익환수국의 지난 5년간 성과도 공개했다. 이 기간 몰수 명령으로 회수한 금액이 5억 3,000만 파운드를 넘고, 이 중 1억 200만 파운드 넘게가 보상 형태로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갔다. 클레먼츠는 “몰수 명령은 범죄가 이득이 되지 않도록 하는 강력한 수단”이라며 “범죄자의 자산을 끝까지 추적해 어디에 숨겼든 범죄 수익을 환수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암호화폐가 범죄 수익을 숨기는 수단으로 자주 쓰인다. 지난 6월에는 지인과 고객, 자선단체에서 200만 파운드에 가까운 돈을 가로챈 재무설계사 티머시 ‘폴’ 반스가 우스터 형사법원에서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훔친 돈을 자신의 암호화폐 지갑에 투자하고 있었다.
제도 정비도 진행 중이다. 영국 금융감독청은 2027년 10월부터 암호화폐 자산을 규제하며, 거래소와 중개업자, 대리인이 규제 범위에 들어온다. 영국 고객을 상대하는 암호화폐 기업은 투명성, 소비자 보호, 운영 안정성에서 다른 FCA 규제 기업과 비슷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2025년 4월 관련 입법 절차를 시작했고, FCA의 2025년 조사에서 영국 성인의 12%가 암호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조사에서는 1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