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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하향 대신 실질적 소년사법 제도 개선 논의
투데이신문
조국혁신당 정춘생·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회의원과 선진소년사법 연구회는 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선진적 소년사법 제도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를 주최한 정 의원은 “정부에서 관련 의제와 관련해 촉법 연령 하향 논의로만 집중되고 있는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문제는 어떻게 소년의 인권을 지키며 사회화를 진행할 것인지이고 이것은 국회의 숙제인 것 같다”며 “이 자리에서 전반적인 논의가 진행되면 좋겠다”고 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인섭 명예교수는 “개별적 사건보다 종합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소년범죄의 흉악성 그 자체가 아니라 가정·이웃·지역 사회·국가의 공동 책임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토론회를 시작했다.
현행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이나 해당 연령을 13세로 낮추고자 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은 추가 하향 검토를 제안하며 촉법 소년 연령 기준 논의는 더 확대될 예정이다.
이날 아동정의(준) 김희진 변호사는 ‘소년사법의 목적에 대한 전환적 성찰’이라는 발표에서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 국제 인권 기준을 중심으로 아동사법 제도이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현재 우리는 실질적인 사회 격리가 수반되는 6호 이상 보호 처분이 40%에 도달한다”며 “아동권리협약 제37조에 따라 구금 조치가 최후의 수담이 되도록 비구금 조치의 활용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부경대학교 법학과 김혁 교수는 ‘경찰 단계에서의 촉법소년 사건 조사와 적법절차’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최근 촉법소년 연령 하향 등 관련 논의가 활발한 반면 절차 개선 문제는 논의에서 비껴난 것이 아쉽다”며 “특히 촉법소년 사건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경찰 조사 단계가 중요함에도 소년법에서 관련 절차적 문제를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전건송치주의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사안이 경미한 경우도 예외 없이 소년부에 송치하는 것은 소년 보호 이념에도 옳지 않다”며 “불필요한 소년부 송치와 그로 인한 낙인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경찰 조사의 일반규정 △변호사 보조인 선임 △보호자 등에 대한 연락 △선도 조건부 훈방 등에 관한 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소년보호처분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승현 연구원이 발표를 진행했다. 이 연구원은 ‘보호처분이 필요하지 않은 대상자’가 법원 단계로 유입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실제로 소년범 사건 중 법원의 심리 불개시 결정 비율이 2016년 16.7%에서 지난해 30.2%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이 연구원은 “보호처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소년분류심사원이 적절한 처우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관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범 단절을 위한 ‘구금’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현재 10개 소년원 중 서울·안양·전주·대구 등 4개 소년원에서만 정규 학교 교육이 제공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교육 담당 보호직 공무원의 업무 분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증언했다. 또한 박 교수는 미국의 ‘모든 학생 성공법’ 사례를 소개하며 “미국은 교육부 차원에서 소년 사범에 대한 교육을 명시하고 있으며 소년 구금 시설에서의 학업 지원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고명수 부교수는 ‘독일 소년법원 법상 수사 단계에서 소년 보호를 위한 절차적 제도’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독일의 소년사법 제도를 소개했다. 고 부교수는 “독일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소년사법 지원기관이 소년의 생활 상황과 보호 필요성을 파악하고 검사는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처분 여부를 검토한다”고 짚었다.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원혜욱 교수는 ‘선진 소년사법 연구회 발족 취지 및 향후 과제’를 설명했다. 원 교수는 “형벌 연령의 단순 하향이 표면의 불안감은 진정시킬 수 있지만 근본 원인은 건드리지 못한다”며 “오히려 낙인 효과로 인한 2차 범죄화, 교정시설 내 범죄 학습 및 조직화, 치료 교육 기회의 박탈이라는 부작용들이 발생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범죄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해 소년의 교육·복지 지원 현황과 시설·인력 부족 등 현장의 어려움을 짚고 학업 중단 예방과 청소년 회복 지원 등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소년범죄 예방팀 김동하 팀장은 “과거 법무부에서는 소년법 개정에 관해 적극적인 입장이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그럼에도 사회적·시대적 요구를 반영해서 보호처분 개선과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내실화를 위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아동보호자립과 정호진 사무관은 ‘6호 처분 시설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현장에서는 소년을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는 케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 사무관은 “2008년부터 관련 재정이 지방재정으로 이전되면서 지방의 재정 여건에 따라 지원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입소 아동의 경우 6개월 이상 교육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어 ADHD 등을 포함한 교육·건강·심리·정신 건강 지원이 필요한 것도 문제다”고 진단했다.
성평등가족부 청소년자립지원과 이정연 과장은 “시민들은 중대·강력범죄에 한해서는 연령 하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며 “입장과 관계없이 제도 개선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최종적인 제도 개선은 국회 논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며 “전건송치 제도 개선·보호처분 개선·피해자 보호·지속적인 논의 체계 마련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과장은 성평등가족부 예산을 바탕으로 1호 처분 청소년 회복 지원 시설을 내년 2개소로 확충할 계획을 내놨다. 다만 이 과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추진 의지가 중요한 만큼 전폭적인 확충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부산·울산 지역에 한정된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학생지원총괄과 양현정 사무관은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업 중단 예방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양 사무관은 “단순히 학업 중단을 예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서·심리, 학교폭력, 건강 등 학생 개개인의 상황을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며 “학생을 놓치지 않고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