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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과밀화 해소, 지방 정주 여건과 인프라 개선 필수
한국금융신문
서울에 이어 부산이 4197명/㎢로 2위에, 광주가 2888명/㎢로 3위에 랭크됐다. 수도권은 2219명/㎢였다.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곳은 강원도로 1㎢당 90명이 살고 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인구수는 934만여명이다. 인구밀도 외에 또다른 지표인 주택보급률(가구수 대비 주택수)을 살펴보면 서울은 416만가구가 살고 있지만 주택은 390만8000호로 집계됐다. 2024년 수치로, 주택보급률은 94%다. 서울 외 대부분 지역들이 주택보급률 100%를 넘었고, 인천·대전·경기도가 각각 99%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는 서울만 96%였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100%를 넘었다. 그러다 2020년 인천과 대전이 각각 99·98%로 줄었다. 경기도는 2021년부터 99%로 소폭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달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공적주택 119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주거안정플랜’에 대해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와 두텁고 촘촘한 주거 복지 실현이라는 목표에 따라 주택공급 확대에 모든 역량 등을 집중 중”이라며 “공급자 위주의 시각에서 양적 확대에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수요자 관점에서 기존 임대주택에 대한 주거품질 혁신 등 국민들이 원하는 주거복지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적주택 119만호 중 92만호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뿐만 아니라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입주 가능한 물량 약 15만호 중 10만호를 수도권에 푼다.
서울 주택보급률을 놓고 본다면 서울에 공급을 많이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급과 함께 중요한 것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다. 과밀화 해소를 위해서는 이번 대책에서 소외된 ‘지방’을 살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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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주택보급률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천과 경기도, 대전이 주택보급률이 줄어든 이유는 인구 이동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서울 인구가 인천과 경기도로, 집값이 크게 올랐던 세종시 인구가 대전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8월 국내인구이동에 따르면 시도별 순이동(전입-전출, 전국의 순이동은 0)이 가장 많았던 곳은 경기도로 4486명이 순유입됐다. 인천도 2270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순이동률(주민등록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은 인천(0.9%), 대전(0.5%) 순이었으며, 세종(-1.1%)이 가장 높은 순유출을 보였다.
지역 간 이동에는 주거비와 직장, 교육, 가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만큼 인구 이동 통계만으로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주변에서 실제로 김포나 안양, 시흥, 남양주, 구리 등 서울 주변 지역으로 이사한 지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서울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 같은 값이라도 삶의 질이 달라질 정도로 쾌적한 주택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결국 주거 문제를 서울과 수도권에 집을 얼마나 더 지을 것인가라는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수도권 과밀화를 완화하려면 서울 외 지역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실제로 사람들이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것은 단순히 집값을 부양하는 문제가 아니다.
부동산은 지역경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자산이다. 사람이 집을 구해 정착하면 학교와 병원, 마트와 음식점 같은 생활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지역 상권이 유지된다. 반대로 인구가 빠져나가 주택 수요가 줄면 빈집이 늘고 집값이 하락하면서 상권과 생활 인프라까지 함께 위축될 수 있다. 실제로 정부와 국가데이터처가 인구감소지역을 별도로 관리하고 생활인구를 분석하는 것도 이러한 지역의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문제를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에서는 ‘집이 남아도는데 왜 부동산을 살려야 하느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주택보급률이 높다는 것과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주택이 충분하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지역에 빈집이 많더라도 일자리와 교육, 의료, 교통시설이 부족하다면 사람들은 그 집을 선택하지 않는다. 결국 지방의 주거 문제는 주택 공급량 하나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주택과 일자리·교통·생활 인프라를 함께 묶어 접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방 부동산 시장을 살린다는 말도 단순히 지방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들어와 살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다. 청년이 취업을 위해 지방으로 이동하고, 신혼부부가 집을 구해 정착하고, 은퇴한 세대가 생활환경을 찾아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서울에 공급하느냐, 지방에 공급하느냐’의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수도권에는 수도권에 맞는 공급이 필요하고, 지방에는 지방의 인구와 산업 구조에 맞는 주거정책이 필요하다. 수도권에서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이 경기·인천으로 밀려나는 것만으로 수도권 과밀화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한 사람이 다시 서울로 출퇴근해야 한다면 주거지는 바뀌었을 뿐, 일자리와 교통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중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지방에도 ‘집을 공급하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 이유를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좋은 일자리가 있고, 아이를 키울 학교가 있고,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수도권과 연결되는 교통망까지 갖춰진다면 주택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지역에 사람을 붙잡아두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것은 결국 지방의 집값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일자리, 자본을 분산시키고 지역마다 자생적인 생활권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다. 서울에 계속 주택을 공급하면서 동시에 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공급 확대의 효과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울과 지방 가운데 한쪽을 선택하는 주택정책이 아니다. 서울에는 서울의 주거 문제를 해결할 공급을, 지방에는 지방에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주거·일자리·교통·교육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결국 부동산 시장을 살린다는 것은 집값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집에 실제로 사람이 살고 지역이 지속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권혁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khk020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