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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계란 개당 1300원 수입, 예산 낭비 논란
위키트리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수입 계란의 구매 단가를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계란 1개당 수입 단가는 브라질산이 1300원으로 가장 비쌌다. 덴마크산은 761원, 미국산은 454원, 태국산은 305원이었다.
30알들이 한 판으로 환산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브라질산은 한 판에 3만9000원, 덴마크산은 2만2830원, 태국산은 9150원을 주고 들여온 셈이다. 이렇게 수입한 계란은 정부 할인 지원을 거쳐 지난 7~8월 대형마트에서 한 판 4980원에 판매됐다. 브라질산의 경우 수입 원가의 약 8분의 1 가격에 소비자에게 넘어간 것이다.
한 판 4980원을 한 알 가격으로 따지면 약 166원이다. 수입 단가가 가장 낮았던 태국산도 판매가의 2배 가까운 값을 주고 들여왔다. 미국산은 판매가의 약 2.7배, 덴마크산은 약 4.6배였다. 어느 나라 계란이든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였던 셈이다. 정부는 서민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 맡겨야 할 가격 문제에 세금을 지나치게 쏟아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수입 계란을 국내 유통업자에게 약 100원에 공급했다고 들었다"며 브라질산 계란을 비싸게 들여온 것이 타당했느냐고 따졌다. 김 의원의 말대로라면 브라질산 수입 단가는 유통업자 공급가의 13배에 이른다. 그는 "축산발전기금과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해 외국산 계란을 들여오는 대신 국내 산란계 산업에 투자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농식품부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정부는 올해 1~9월 미국에서 1억2578만개, 태국에서 562만개, 브라질에서 112만개, 덴마크에서 72만개의 계란을 수입했다. 지난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국내 산란계가 줄면서 계란값이 뛰자 수입 물량을 늘린 것이다.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계란 한 판 평균 가격은 7506원으로 평년보다 9.3% 높았다. 정부는 이 무렵 처음으로 브라질산 계란까지 들여왔다. 국내 수입 계란의 대부분은 미국산이었다. 브라질산 물량은 112만개로 미국산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쳤지만 단가는 미국산의 3배에 가까웠다.
수입가와 판매가의 차이는 고스란히 나랏돈으로 메워졌다. 비싸게 들여온 계란을 싸게 풀기 위해 올해 투입된 정부 예산은 약 8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수입란에 들어간 국고가 12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올해 수입란에 국고 1200억원이 지출된 반면 9년간 산란계 농가 시설에 대한 직접보조금은 97억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란이 가격 안정과 물가 안정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분석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농식품부가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1200억원 쓰고 해당 사항이 없다고 한다"며 정부가 예산 투입 효과를 제대로 따져봤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수입 여건상 비용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송 장관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수입선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항공 운송으로 비용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브라질산 계란 수입이 한·브라질 정상회담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송 장관은 "그것과는 관련 없다"며 "수입선을 찾던 중 브라질에 여유가 있어서 가져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브라질산이 전체 수입량의 0.8%에 불과하다며 "지금은 수입을 당연히 중단한 상태"라고 했다. 농식품부 자료상 1~9월 전체 수입량 1억3324만개 가운데 브라질산 112만개의 비중은 송 장관의 설명과 같은 0.8%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수입이 국산 계란값 상승을 막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국내 수급 불안에 미리 대응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산란계 업계와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같은 예산을 국내 농가에 지원했다면 노계 활용 등으로 생산량을 충분히 늘릴 수 있었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나온다. 정부가 홍보 효과를 노리고 수입 카드를 꺼냈다는 지적도 있다.
산란계 정책을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의 할인 지원과 수입 확대가 오히려 생산 기반을 흔든다고 지적하자 송 장관은 지난해 산란계 마리당 순수익이 1만2561원이었다며 8만마리를 기르는 농가라면 10억원의 순수익이 난다고 반박했다. 신 의원은 5만마리 미만 농가가 전체의 56.6%이고 2만마리 미만 농가는 적자라며 "평균만 갖고 얘기하면 평균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