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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힐 의원 가상자산 규제 한계 지적, 영구적 입법 강조
위키트리
미국 상원이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 처리를 49대 50으로 무산시킨 뒤 규제기관들이 직접 규칙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를 이끄는 프렌치 힐(French Hill) 의원은 수요일(현지시각)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규제기관의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주 수요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마이클 셀릭(Michael Selig) 위원장은 거래소 연방 등록 구상이 FTX 같은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의회의 입법을 요구하는 쪽과 기존 권한으로 밀어붙이는 쪽의 시각차가 분명해졌다.
공화당 소속 아칸소주 의원인 힐 위원장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폴 앳킨스(Paul Atkins) 위원장과 셀릭 위원장이 규제 권한과 면제 조치를 활용해 디지털 자산과 디지털 상품의 정의를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 “제대로 작동하는 체계”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곧바로 한계를 짚었다. 힐 위원장은 “내 판단으로는 이런 규제 정책은 우리가 해야 할 일, 즉 입법적 해법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회기에 FIT21을, 이번 회기에 클래리티법을 직접 발의했다고 언급했다. 힐 위원장이 내세운 근거는 지속성이다. 면제나 지침은 법원에서 다툼의 대상이 되거나 차기 행정부에서 뒤집힐 수 있지만 법률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논리다. 디크립트는 힐 위원장의 발언이 법안 좌초 이후 업계에 퍼진 ‘의회 대신 규제기관에 기대자’는 분위기와 배치된다고 전했다.
힐 위원장은 “미국이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에서 1위를 지키려면 영구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기관의 움직임이 빠르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입법 목표를 접지 않겠다는 뜻이다.

클래리티법은 미국 내 가상자산 활동 대부분의 기본 규칙을 정하고 상품선물거래위원회와 증권거래위원회의 관할 경계를 정리하는 법안이었다. 상원은 지난달 이 법안을 49대 50으로 진전시키지 못했다. 이후 두 기관은 각자 독자 행보에 나섰다.
증권거래위원회는 토큰화 주식에 대한 ‘혁신 면제’를 내놨다. 투자자문사와 펀드가 가상자산을 수탁하는 방식에 관한 새 규칙도 제안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가상자산 시장 관련 규칙안을 백악관에 보냈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연방 감독 아래 두는 계획을 내놨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앳킨스·셀릭 두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가상자산 규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힐 위원장은 이런 조치가 나온 뒤에도 입법 필요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두 기관이 제안한 규칙이 입법 해법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셀릭 위원장은 수요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의 ‘바니 앤드 코’에 출연해 가상자산 거래소가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등록해 현물 시장을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매거진에 따르면 그는 “4년 전 샘 뱅크먼프리드의 FTX 붕괴를 지켜봤다. 고객 자금 80억 달러 이상을 빼돌린 사건이다. 우리 체제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80억 달러는 약 10조 7,000억 원(1달러 1,339원 기준)에 해당한다.
그는 뱅크먼프리드 소유 계열사 중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등록돼 있던 곳은 자금이 분리 보관돼 안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방 기관 가운데 시장에 대해 가장 엄격한 수준의 요건을 두고 있다며 이를 가상자산 분야로 넓히겠다고 말했다. FTX는 2022년 경영 실패로 갑자기 파산했고 창업자 뱅크먼프리드는 사기 등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살고 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이번 주 ‘가상자산 시장’이라는 새 연방 등록 범주를 만드는 틀에 대해 공개 의견을 구했다. 대상은 개인 고객에게 레버리지(차입)·증거금·금융 지원이 붙은 가상자산 거래를 제공하는 거래소다. 레버리지를 제공하지 않는 거래소는 주(州) 면허 아래에 남을 수 있다.
셀릭 위원장은 일부 거래소는 주 규제 체제에 남는 쪽을 택하고 다른 거래소는 연방에 등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레버리지’를 넓게 해석한다. 고객이 가상자산을 실제로 인도받지 않으면 전액을 지불한 거래도 감독 범위에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다. 주 면허로 영업하던 거래소가 어느 선까지 연방 틀로 들어올지는 이 해석에 달려 있다.
규제 당국의 인력 공백도 변수다. 수요일 기준 증권거래위원회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지도부 공석은 모두 7자리다. 증권거래위원회에서는 헤스터 피어스 위원이 지난주 사임 의사를 밝혀 앳킨스 위원장과 마크 우예다 위원만 남았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셀릭 위원장이 위원장이자 유일한 위원이다.
힐 위원장이 노리는 시간표도 빠듯하다. 11월 중간선거와 2027년 새 의회 출범 사이에 상원이 열리는 날은 22일뿐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의원들의 표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힐 위원장은 이 레임덕 세션에 클래리티법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했다. 셀릭 위원장 역시 의회가 법안을 막은 상황에서 기존 권한만으로 규칙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