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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정청래 비자 지연에 과거 반미 행적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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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보류를 계기로 정청래 의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과거 학생운동 전력을 한꺼번에 거론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박선원 의원과 김민석 대표. 자료사진. / 뉴스1

김 전 장관은 9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세 사람의 실명을 직접 적었다. 글의 중심에는 1980년대 후반 반미 성격의 학생운동 사건과 이를 바라보는 현재의 시각이 놓여 있다.

김문수 전 장관은 글의 첫머리에서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미·중 패권경쟁"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의 중심축이고 중국은 공산주의의 중심축이라는 것이 김 전 장관의 설명이다.

김 전 장관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로 논의를 넓혔다. 대한민국은 남북으로 분단돼 있고, 남쪽은 미국과 가까우며 북쪽은 중국·러시아와 맞닿아 있다고 했다. 미국이 이런 지정학적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2만 8,500명을 배치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김 전 장관은 같은 논리의 연장선에서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중국·북한과 붙어 있기 때문에 공산당·좌파가 득세하기 쉽다"고 했다. 이어 "정청래·김민석·박선원 등 민주화운동권이 모두 반미투쟁으로 감옥까지 갔다 왔다"며 세 사람을 한 묶음으로 지목했다.

김 전 장관이 문제 삼은 대목은 세 사람의 과거 행적 자체보다 이후의 태도다. 김 전 장관은 이들이 미국문화원 점거, 미국대사관저 침입 등 젊은 날의 과격한 반미투쟁을 반성하지 않고 민주화운동이었다고 그럴듯하게 포장하며 정치적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이 글을 올린 배경에는 정 의원의 비자 문제가 있다. 정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 해외 국정감사를 위해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 출국을 사흘 앞둔 8일까지 미국 국무부의 심사 상태는 '계속 심사 중'에서 바뀌지 않았다.

비자가 나오지 않자 정 의원은 감사반 배정을 바꿨다. 미주반에서 구주반으로 옮겨 유럽 지역 국정감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미국 현지 감사 일정에는 합류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정 의원이 미국 비자 문제로 국감 일정을 바꾼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도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해 미국 대신 유럽으로 국감 일정을 변경한 전력이 있다. 2013년과 해당 시점 모두 같은 방식으로 일정이 조정된 만큼, 비자 심사가 지연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다만 미국 정부는 비자 심사가 지연되는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심사가 길어지는 사유가 과거 전력 때문인지, 다른 행정 절차 때문인지는 현재 공개된 자료로 확인할 수 없다. 김 전 장관의 글은 이 공백 위에서 비자 지연의 원인을 반미운동 전력과 반성 여부로 해석한 주장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 뉴스1

정 의원은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소속으로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에 참여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집회·시위법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화염병사용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법원은 1990년 정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혐의 목록에 방화예비와 화염병 관련 법 위반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김 전 장관이 해당 사건을 '습격'이자 '집단테러'로 규정하는 근거로 읽힌다. 김 전 장관은 글에서 이 사건이 흉측한 집단테러였다고 표현했다.

김 전 장관이 정 의원에게 겨누는 비판의 핵심은 사건 이후의 태도다. 미국 정부가 비자 발급을 심사할 때마다 정 의원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사건의 성격뿐 아니라, 과격한 반미운동을 반성하지 않고 무용담으로 미화해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전 장관의 주장이다.

김 대표와 박 의원은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과 연결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 모두 점거 현장의 직접 참여 여부보다 사건의 배후에 있었다는 혐의가 쟁점이 됐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자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이던 김 대표는 미국문화원 건물에 직접 들어가 농성한 것은 아니었다. 사건을 배후에서 주도한 혐의로 처벌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공개자료에 따르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과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사면·복권됐다.

박 의원은 당시 연세대 삼민투 위원장으로서 같은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수감생활을 했다. 공개된 판결 기록 등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집회·시위법 위반 등으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 역시 이후 사면됐다.

세 사람의 선고 형량을 놓고 보면 정 의원은 징역 2년, 박 의원은 징역 3년, 김 대표는 징역 4년이 가장 무거운 형으로 확인된다. 김 대표와 박 의원은 모두 사면을 받았고, 김 대표는 복권까지 이뤄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미국행 비자 발급이 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 뉴스1

김 전 장관의 주장과 별개로 당사자들은 1985년 사건의 성격을 다르게 설명해 왔다. 김 대표와 박 의원은 모두 해당 사건을 당시 전두환 정권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미국의 책임 문제를 제기한 민주화운동의 맥락에서 설명해 왔다.

김 대표는 2025년 총리 후보자 청문 과정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당시 미문화원 점거 농성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의 문제 제기 자체는 정당했다는 취지였다. 이 발언은 김 전 장관이 지적한 '반성하지 않는 태도'와 정면으로 맞닿는 대목이다.

결국 같은 사건을 두고 한쪽은 과격한 반미투쟁으로, 다른 한쪽은 군사정권과 미국의 책임을 묻는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하는 구도가 형성돼 있다.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사실과 사면·복권이 이뤄진 사실은 양측 모두 부인하지 않는 영역이다. 평가가 갈리는 지점은 사건의 정치적 성격과 이후의 태도다.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미ㆍ중 패권경쟁입니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의 중심축이고, 중국은 공산주의의 중심축입니다.

대한민국은 남북으로 분단 돼있는데, 남쪽은 미국과 가깝고, 북쪽은 중국ㆍ러시아와 붙어 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ㆍ러시아ㆍ북한과 붙어 있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잘 알고, 주한미군 28,500명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러시아ㆍ중국ㆍ북한과 붙어 있기 때문에 공산당ㆍ좌파가 득세하기 쉽습니다.

정청래ㆍ김민석ㆍ박선원 등 민주화운동권이 모두 반미투쟁으로 감옥까지 갔다 왔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미국문화원 점거, 미국대사관저 침입 등 젊은날의 과격한 반미투쟁에 대해 반성하기는 커녕, 민주화운동이었다고 그럴듯하게 포장하며 정치적 성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정부가 비자발급심사를 할 때마다 정청래가 문제 되는 것은 주한미국대사관저 습격사건이 흉칙한 집단테러였기도 하지만, 과격한 반미운동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무용담으로 미화하여 정치생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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