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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선 정상 혈압인데 집에서는 고혈압...노인 낙상 위험 70% 증가
알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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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today =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병원에서는 혈압이 정상으로 측정되지만 집에서는 높게 나타나는 '가면고혈압'이 고령자의 낙상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베스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연구진은 78세 이상 고령자 758명을 분석한 결과, 가면고혈압 환자의 낙상 위험이 병원과 가정에서 모두 혈압이 높은 환자보다 70%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AHA) 고혈압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가면고혈압은 의료기관에서 측정한 혈압은 정상 범위지만 가정이나 일상생활 중 측정한 혈압은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반대로 병원에서는 혈압이 높지만 집에서는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백의고혈압'이라고 한다.

고령자의 낙상은 골절과 두부 손상, 입원 및 신체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일반적으로 저혈압이나 기립성 저혈압이 낙상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가정에서 측정한 높은 혈압 역시 낙상과 관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진은 미국의 장기 추적연구인 ARIC(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에 참여한 78~98세 고령자 758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참여자의 중앙 연령은 83세였으며, 여성은 59%였다. 전체의 82%는 이미 혈압을 낮추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의료기관에서 5분간 휴식한 뒤 1분 간격으로 혈압을 세 차례 측정했다. 가정에서는 2023년 동안 연속되지 않은 8일에 걸쳐 아침과 저녁에 혈압을 측정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전체 참여자의 34.5%는 병원과 가정에서 모두 혈압이 높은 지속성 고혈압이었으며, 17.0%는 백의고혈압, 15.4%는 가면고혈압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33.2%는 병원과 가정에서 모두 정상 혈압을 보였다.

중앙값 약 350일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전체 참여자의 23.4%가 최소 한 차례 이상 낙상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가면고혈압 환자의 낙상 위험은 지속성 고혈압 환자보다 약 70% 높게 나타났다. 반면 백의고혈압 환자는 병원과 가정에서 모두 혈압이 높은 환자보다 낙상 위험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또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이 가정혈압보다 상대적으로 낮을수록 낙상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를 발표한 프랜시스 왕(Frances Wang) 박사는 이번 결과가 고령자의 낙상 위험을 평가할 때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뿐 아니라 가정혈압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령자와 가족, 보호자가 정기적으로 가정혈압을 측정하고 의료진과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 혈압 관리와 낙상 위험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심장협회의 카롤 왓슨(Karol Watson) 박사는 병원에서 정상 혈압이 확인됐다고 해서 혈압과 관련된 위험이 모두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면고혈압과 낙상 사이의 연관성은 혈압 변동성이나 하루 동안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 가면고혈압이 낙상을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또 낙상 여부를 참여자의 자가 보고에 의존했으며, 연구 대상자가 78세 이상 고령자였다는 점에서 결과를 모든 연령층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번 결과는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예비 연구로, 아직 동료심사를 거친 정식 논문으로 출판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향후 가면고혈압과 낙상 사이의 생물학적 기전을 규명하고, 가정혈압을 활용한 관리가 실제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령자의 낙상 위험을 평가할 때 의료기관에서 측정한 혈압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가정혈압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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