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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넥페 대호평 '던전 세틀러즈', 콘텐츠로 승부수
게임메카
경영만 있거나 전투만 있는 게임이 아쉬워 둘을 함께 담은 게임을 만들었다는 팀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캔오프너의 문형우 대표를 만났다. 문 대표는 게임의 기획 의도와 세계관, 경영과 던전 탐험을 엮은 설계 방식은 물론, 출시 이후 쏟아진 이용자 반응과 앞으로의 업데이트 계획까지 폭넓게 이야기를 들려줬다.
▲ 던전 세틀러즈 출시 영상 (영상출처: 캔오프너 공식 유튜브 채널)
고객을 생각합니다 '캔오프너'
캔오프너(CanOpener)는 신작 '던전 세틀러즈(Dungeon Settlers)'를 개발 중인 5인 개발팀이다. 기획을 총괄하는 문형우 대표와 프로그래머 3명, 아트 담당 1명으로 꾸려졌다. 구성원 대부분은 과거 중앙대학교 게임 제작 동아리인 CN에서 활동하며 연을 맺었다.
개발팀 명칭은 '고양이를 키우는 주인'을 부르는 은어에서 영감을 얻었다. 사람과 고양이의 식성이 다르듯, 창작자가 아닌 소비자의 취향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문 대표는 "고객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생각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춰서 게임을 만들고자 팀명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던전 세틀러즈는 초기 연습 목적이었던 프로젝트였으나, 이후 동아리 후배들이 개발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상업용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문 대표는 "연습으로 만들던 게임이 끝까지 개발해도 좋을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이 돼서 쭉 개발하게 됐다"라며, "물론 프로그래밍을 직접 하겠다는 열망도 강했다"고 전했다.
던전 세틀러즈는 정착지 경영과 미궁 탐험을 하나로 합친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던전 탐사대의 단장이 되어 포탈 근처에 전진 기지를 건설하고 단원들을 길러 던전 핵심부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게임 구조는 던전 크롤러 전투뿐만 아니라 단원 운영까지 모두 수행하도록 구성됐다.
전반적인 세계관은 상당히 어둡고 하드코어하다. 제국의 옛 연구시설이 어떤 계기를 거쳐 자아를 얻게 되어 던전으로 변하고, 포탈을 통해 생기를 빨아들여 주변을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만든다. 포탈이 계속해서 열리며 세상이 멸망의 위기에 쳐하자, 이를 막기 위해 길드가 나선다. 이는 점령지 운영과 던전 탐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구조에도 설득력을 더한다. 예를 들어 지상의 흙이 생명력을 잃어 농작물 재배가 불가능해지자, 던전의 생명력 넘치는 점토를 가져와 농사를 지어 식량을 조달한다. 즉 미궁 탐험의 결과가 자연스럽게 정착지 생존으로 직결되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기력' 기반의 전투와 행동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단원들은 잠에서 깬 이후부터 마을에서 어떤 활동 할 때, 그리고 전투에서 스킬 사용시 기력을 소모한다. 문 대표는 "스킬을 사용해 전투에 집중한다면, 그만큼 경영 요소에서 마이너스가 있도록 설계했다"라며, "이는 유저에게 선택을 요구하는 기반이 된다 "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레벨업시 얻는 능력치 재설정에 주요 재화인 마석이 소모되도록 한 점도 전투와 경영 사이에서 고민하도록 만들기 위함이었다.
던전 세틀러즈는 최근 다시 유행이 돌아온 턴제나 유저들이 익숙한 실시간 액션이 아닌 실시간 정지 방식을 활용했다. 이는 과거 '발더스 게이트 2' 등 고전 CRPG 개발사에서 주로 채택했던 방식으로, 실시간 액션과 턴제의 장점을 모두 가져가고자 고안됐다. 다만 실시간 액션의 빠른 피드백, 턴제 전투의 세밀함은 구현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방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문 대표는 마을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경영 시뮬레이션 파트와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만약 턴제를 적용하면 정착지에서는 실시간으로 흘러가다가 던전에서는 중간중간 멈춰서 전투를 하게 돼 맥이 끊길 수도 있다"라며, "특히 콜로니 시뮬레이션에서는 개미집을 바라보듯 감상하는 재미도 있어, 이런 흐름을 막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러 배경이 등장하는 만큼 각 직업을 구상함에 있어 많은 요소를 신경써야 했다. 지나치게 만능이 되거나 게임을 파괴할 정도가 되지 않도록 조절해야 했고, 예상을 뛰어넘는 조합을 구성하는 유저도 등장하고 있다. 문 대표는 "건물을 소환하는 '자연' 트리, 보조적인 느낌이 강한 트리 등이 밸런스 면에서 개발하기가 까다로웠다"라며, "간혹 유저들이 사용하는 조합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던전 세틀러즈는 지난 6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큰 호평과 함께 주목을 받았다. 이 관심은 출시까지 이어져, 지난 9월 4일 앞서 해보기 후에도 많은 유저들이 몰렸다. 게임은 특유의 캐릭터 빌딩, 경영과 전투의 유기적인 결합 등에서 호평을 받았으나, 아직 콘텐츠의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개발진 역시 해당 반응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가장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과제로 정했다. 문 대표는 "핵심이 되는 기반 시스템 구축은 대부분 끝맺은 만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더 많은 콘텐츠를 추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정식 출시는 2028년 3분기로 예정됐고, 뼈대에 살을 붙이는 확장 작업이 지속해서 이어진다.
문 대표는 "유저분들께서 여러 경로로 말씀해 주시는 내용을 개발팀에서 면밀히 보고 있고, 그런 부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콘텐츠적으로 부족한 상태라는 거는 개발팀 내부에서도 이미 인지를 하고 있는 상태이기에, 최대한 즐길거리를 많이 드리는 게 저희 숙제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업데이트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