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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X90 시승기, 섬세한 주행 보조와 편안한 시트 합격점
EV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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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Car) ‘리’뷰 ‘나’도 한다! 운전이 서투른 만큼 승차감과 안전 사양에 더 민감한 동아일보 자동차팀 최원영 기자가 출입 브랜드들 차를 가감 없이 리뷰합니다. 핸들링이 늘어가는 모습도 지켜봐 주세요.

카리나는 아니지만 동아일보 ‘Car리나’입니다. 죄송합니다. 이 차 보여드리고 싶어서 코너명으로 ‘어그로(관심과 분란을 조장한다는 뜻의 신조어)’ 좀 끌어봤습니다.

최원영 기자의 ‘드라이버 프로필’ • 2종 보통 운전면허 취득 만 1년 차 • 평행주차 가능 만 3개월 차 • 스피드웨이 등 국내외 서킷 경험 3회 • 해외 도로 운전 경험 1회(독일)
Car리나가 네 번째로 파헤칠 시승차는

볼보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90

입니다. 차량 길이 5037mm, 폭 1964mm에 달하는 몸집을 자랑합니다. 무려 3열까지 있는 최대 7인승 차량으로, ‘다둥이’ 패밀리 카로 적합합니다.
저는 트윈 모터 퍼포먼스 울트라 트림 6인승을 타봤습니다. 6인승은 2열이 2개의 독립적인 시트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공된 외장 색상은 ‘오닉스 블랙’. 자글자글한 펄이 있어 햇빛이 비칠 때마다 방금 막 세차된 차량처럼 멀리서도 빛납니다.
원래도 볼보 차는 디자인이 간결한 편이지만, 이번 EX90은 전면부 그릴에 망이 없어 더욱 군더더기 없는 인상을 주네요.
볼보 차량에 모두들 가장 궁금해할 대목은 안전사양일 테죠. 볼보에게 안전은 브랜드 이미지 그 자체라섭니다. 어깨, 가슴, 골반 등 3개 지점을 고정해 충격을 분산시키는 현재의 안전벨트 형태를 1959년 최초로 개발한 브랜드도 볼보입니다. 

4일간 시승해본 EX90은 ‘안전의 대명사’ 브랜드 값을 제대로 했을까요? 제가 느낀 EX90의 ‘와우포인트’는 안전사양보다도 오히려 시트 착좌감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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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볼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EX90은 예상외로 제동 시 안정성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저속에 속하는 시속 30km가량에서도 과속방지턱을 넘는 동안 운전석의 제 몸은 차체와 함께 위아래로 들썩였습니다. 
그래도 이밖의 여러 안전 관련 시스템의 ‘한 끗 차이’ 섬세함이 제동에서 꺾인 점수를 상쇄했는데요. 가장 놀란 대목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인 ‘파일럿 어시스트’의 정교함입니다.
마치 운전면허학원 강사의 차를 타면 이런 느낌일까요. 안전 우선이지만 답답하진 않은 ‘차분한 베테랑’ 스타일입니다. 실제로 앞차가 다른 차선으로 옮겨가 차간 거리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EX90은 서서히, 다만 옆차가 끼어들지 않을 최적의 속도로 전진했습니다.

급제동 자체를 하지 않았기에 앞서 언급한 아쉬운 제동 안정성이 드러날 틈은 없었죠. 물 흐르듯 운전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덕에 복잡한 서울 강남구 등을 오가는 약 1시간의 주행 동안 조수석에 동승한 가족은 잠에 들었습니다. 제가 모는 차를 탄 이들이 손잡이를 붙든 적은 많았지만, 숙면한 경우가 나온 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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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브랜드 중 가장 편한 1열 착좌감
볼보의 여러 모델들 중에서도 EX90를 택할 이유는 뭘까. 바로 앉자마자 느껴지는 1열 시트의 압도적 착좌감입니다. 견고함과 푹신함을 겸비해 웬만한 명품 리클라이너보다 편했습니다. 대형 모델인 만큼 성인 남성이 앉아도 면적은 넉넉하고요. 어깨와 팔뚝을 감싸는 좌우 모서리가 몸을 안정적으로 감싸줍니다.

업계 추정 완성차 제조 원가의 4~8%가량이 시트 값인 만큼, 원래 모든 차량의 시트는 평균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고급 의자인데요. EX90의 시트는 타 브랜드 동일 차급 모델 대비 특히나 공들였다는 게 체감됩니다. 실제로 볼보도 ‘앞좌석의 인체공학적 설계’에 힘을 줬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인상만큼 끝인상도 좋았습니다. 편도 3시간의 장시간 운전에도 몸이 결리는 곳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뒷좌석 승차감은 여느 대형 SUV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패밀리 카로 쓴다면 1열만의 독보적 편안함은 아이들에겐 비밀로 하셔야겠습니다.
서라운드 뷰 화면도 국내외 브랜드 중 가장 발전한 형태. cm 단위로 장애물과의 거리를 알려주는데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도 취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대부분의 편의·안전사양 수준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선두지만, 서라운드 뷰 영역에서만큼은 중국 업체들이 조금 더 앞서나가고 있답니다.
14.5인치의 세로 형태 디스플레이는 2분할 화면 구성과 궁합도 잘 맞았습니다. 덕분에 3열 차량을 몰아본 게 처음이라 비좁은 골목길에서 벌벌 떨던 저도 차를 전혀 긁지 않고 반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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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위해 실종된 실물 버튼들은 ‘

양날의 검

’
센터 콘솔 공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EX90을 비롯해 신형 볼보 차량들은 간결한 디자인을 위해 1열 내 각종 실물 버튼을 없애는 승부수를 두고 있는데요. 유일하게 살아남은 건 디스플레이 왼쪽 아래의 음악 다이얼 버튼. 최근 들어 음향 성능을 강조하는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볼보, 폴스타의 공통점입니다.
시동 버튼도 없습니다. 요즘 볼보 차량들 시동이 켜지고 꺼지는 건 자동이거든요. 센터 콘솔 위에 키 카드를 올려두면 시동이 걸리고요. 주행을 마친 후엔 시트를 떠나거나 키 카드로 차문을 잠그면 자동으로 꺼집니다.
이밖에 대부분의 조작 기능은 디스플레이 안에 모두 넣어버렸습니다. 대표적으로 비상등 버튼조차 실물로는 없습니다. 태블릿PC를 쓰듯 디스플레이에서 터치해야 합니다.
유독 번거로웠던 건 사이드미러 높낮이 조절. 여러 과정의 터치가 필요해 운전 중에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속 ‘운전자 조정’ 내 ‘사이드미러’ 화면으로 들어간 뒤, 방향은 또 핸들 위 화살표 버튼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보통 운전석 차문 손잡이 인근의 실물 버튼으로 하면 수초만에 끝날 조작이 30초가량은 걸렸습니다.
그래도 최대 7인승의 대형답게 널찍한 공간은 기본입니다. 3열 시트를 접은 상태의 트렁크에 24인치 캐리어를 눕혀 넣어봤는데요. 테트리스 방식으로 4개는 실을 수 있을 정도. 캐리어를 세워 넣으면 7~8개까지도 들어갈 수준입니다.
이 같은 EX90의 판매가는 1억2320만 원입니다. 이 차,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궁금한 차가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차도 베스트셀러도 좋습니다. 국내외 완성차 업계와 부품업계를 출입하는 최원영 기자가 구석구석 ‘Car리나’ 해드립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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