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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옵세션, 짝사랑이 집착과 공포로 변하는 역설적 재미
맥스무비
짝사랑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평범하지만 그 사랑이 상대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뤄지고, 거절도 허락되지 않는다면 어떨까.
영화 '옵세션'(감독 커리 바커,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은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법한 소망을 기괴한 공포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사랑을 얻는 데 성공한 남자가 정작 그 사랑에서 도망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역설이 독특한 재미를 형성했다.
꿈에 그리던 여자 니키(인디 네버레티)를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남자 베어(마이클 존스턴)는 소원을 빈 뒤 그녀와 연인이 된다. 바라던 일이 현실이 됐으니 이제 행복한 나날만 남은 듯했지만 소원이 이루어진 순간부터 관계의 균형이 무너진다. 베어를 향한 니키의 애정은 점차 집착으로, 애정 표현은 위협으로 변질돼서다.
베어를 향한 그녀의 마음은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폭주하기 시작한다. 상대의 감정과 상황을 살피는 예의도 사라진다. 화장실 대신 거실에서 대소변을 보는 기행부터 시체를 전시하는 섬뜩한 행동까지 니키는 상식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배우 인디 네버레티의 연기가 불편한 매력을 끌어올렸다. 사랑에 빠진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애정이 극단으로 치달을수록 니키는 점점 예측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평범한 연애를 벗어난 행동이 반복될수록 관객은 두려움과 경악 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게 된다. 사랑을 표현하는 행위 자체가 공포의 장치가 된다는 점에서 '옵세션'은 익숙한 로맨스의 관습을 뒤집으며 장르적 쾌감을 만들어냈다.
잔인한 것은 이 연인 관계를 끝낼 방법마저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베어는 원 위시 윌로우를 처음 구입한 곳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되돌리려 하지만 상황은 그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108분 동안 이어지는 '옵세션'은 사랑과 공포를 결합하는 방식에서 신선한 인상을 남겼다. 저예산 청소년 관람불가 공포영화라는 조건 속에서도 짝사랑의 성취를 파국의 출발점으로 전환한 설정은 분명한 개성을 갖는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물건이라는 익숙한 설정을 연애의 욕망과 결합하고, 그 대가를 상대의 자유를 빼앗는 집착으로 확장한 발상이 흥미롭다. 니키의 기행이 빚어내는 충격과 베어가 느끼는 공포는 기묘한 긴장감과 장르적 재미를 동시에 안긴다.
'옵세션'은 어제(11일)까지 누적 관객수 95만 5136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0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