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읽음
건보 체납 진료비 회수 ‘구멍’…환수 결정액 97.6% 미징수
조선비즈해외이주나 장기출국을 이유로 징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체납액을 결손처분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의 사후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급여제한 기간 중 발생한 진료비에 대한 환수결정액은 3874억2000만원(39만8065건)이었다.
그러나 올해 6월 말까지 실제 징수한 금액은 92억3000만원으로, 징수율은 2.38%에 머물렀다.
건강보험료를 6회 이상 체납한 가입자는 일정 소득·재산 요건을 충족하면 보험급여가 제한된다. 이 기간에 진료를 받고 체납액도 납부하지 않으면 공단이 부담한 진료비를 부당이득금으로 환수한다. 보험급여 제한으로 체납자의 의료 이용에 제약을 두고, 공단이 부담한 비용도 돌려받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환수 실적은 저조했다. 2022년 환수 결정분의 징수율은 4.25%에 그쳤다. 2023년은 3.05%, 2024년은 1.95%였고, 2025년 결정분은 1.07%로 더 낮았다.
해외이주·장기출국을 사유로 징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체납액을 결손처분하는 규모도 커졌다. 결손처분은 징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채권을 회계상 정리하는 절차로, 체납 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해외이주·장기출국 사유 결손처분액은 2022년 41억6000만원에서 2024년 206억7000만원으로 늘었고, 2025년에도 190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비중이 높았다. 2025년 해외이주·장기출국 사유 결손처분액 가운데 외국인 몫은 173억2000만원으로 전체의 90.8%를 차지했다.
건보공단은 2019년 7월 외국인 건강보험 당연적용 이후 가입자가 늘었고, 결손 사유인 ‘출국 후 3년 경과’ 요건을 충족하는 사례가 2023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결손처분 이후 체납액을 다시 징수한 실적도 많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결손처분 승인 후 3년 안에 소득이나 재산이 확인되면 결손처분을 취소하고 재징수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이주·장기출국 사유 결손처분을 취소한 실적은 2024년 22건, 3300만원이었고 2025년에는 16건, 1600만원에 그쳤다. 2025년 취소 건수는 내국인과 외국인이 각각 8건이었다. 금액은 내국인 400만원, 외국인 1200만원이었다.
외국인의 장기출국 사유 결손처분 건수는 2023년 9665건에서 2024년 3만749건으로 약 3.2배 늘었다. 2025년에는 1만2235건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2023년보다 많은 수준이다.
체납 외국인의 출입국 관련 자료를 활용한 징수 실적도 공개됐다. 건보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법무부에 제공한 체납자료는 10만9449건, 금액으로는 1321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연계 이후 징수액은 411억원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체납 대응 방향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하며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체납자는 분할납부와 체납처분 유예 등을 통해 보호해야 한다면서도, 환수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급여를 제한하고도 진료비의 2%만 돌려받는다면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손처분을 한다고 체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출국 전 체납 정산을 강화하고, 결손 이후 3년 동안 재산과 재입국 여부를 적극적으로 추적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