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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백, 이더리움 설계 비판, 비트코인 구조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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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를 바라보는 남성 앞 책상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형이 놓인 모습 — AI 자료 이미지

블록스트림(Blockstream) 최고경영자 애덤 백(Adam Back)이 이더리움의 초기 설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10월 10일(현지시각)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사토시는 분산 시스템을 아는 것 같다”며 비트코인의 UTXO(미사용 거래 출력) 모델을 치켜세웠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에게는 “경고하려 했다”고도 적었다. 다만 그가 실제로 경고했다는 공개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발언은 이더리움 재단 연구원 저스틴 드레이크(Justin Drake)가 10월 7일 내놓은 ‘벙커 모드’ 경고 직후 나왔다. 서명 방식 ECDSA를 둘러싼 암호 위협 논쟁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구조 경쟁으로 번진 모양새다.

백은 엑스에서 두 계정에 답글을 달며 UTXO 모델이 분산 시스템과 P2P(개인 간)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측면에서 잘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크립토뉴스(Cryptonews)가 전한 원문은 “사토시는 분산 시스템에 대해 뭔가 알았던 것 같다”로 시작한다. 이어 이더리움 쪽 개발자들을 “젊고 순진했으며 경험도, 지혜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망가진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다시 구현했다고 했고, 마지막은 “경고하려고 했다”는 말이었다.

코인트리뷴(Cointribune)은 이 마지막 문장에 주목했다. 백이 링크나 날짜, 대화 사본 등 경고를 확인할 수 있는 어떤 자료도 내놓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코인트리뷴은 이더리움이 2015년 7월 출범하기 전에 백이 계정 모델 문제를 구체적으로 경고했다는 사실을 쉽게 검증할 공개 증거가 없다고 정리했다.

백의 이더리움 비판은 하루이틀 된 일이 아니다. 코인트리뷴에 따르면 그는 2019년 이미 이더리움을 테라노스에 빗댔다. 2020년 8월에는 이더리움을 비트커넥트, 원코인 등 논란 프로젝트와 한데 묶은 뒤 ETH 일부의 사전 판매를 비판했다. 오랜 반감을 보여주는 이력이지만 창시자들에게 구체적 문제를 사전에 경고했다는 주장까지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다.
나무 테이블 위 펼쳐진 공책과 검은 펜, 유리잔 옆에 놓인 손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UTXO는 ‘미사용 거래 출력’의 약자다. 지폐처럼 쓰이는 방식으로, 거래가 기존 단위를 소비하고 새 출력을 만들어 낸다. 크립토뉴스는 비트코인과 카르다노가 이 방식을 쓴다고 설명했다. 247월스트리트는 봉투에 현금을 담아 봉인해 둔 모습에 비유했다.

이더리움은 계정 기반이다. 은행 계좌처럼 하나의 주소가 잔액을 유지하며 거래와 스테이킹 예치, 앱 이용에 계속 재사용된다. 코인트리뷴은 이 구조가 스마트 컨트랙트(자동 실행 계약) 구현에 유리하다고 짚었다. 애플리케이션이 블록체인에서 직접 정보를 저장하고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247월스트리트도 이더리움 설계자들이 스마트 컨트랙트와 앱이 읽기 쉬운 단순한 계정 잔액 모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장단점은 서로 엇갈린다. 코인트리뷴에 따르면 UTXO 모델은 서로 독립적인 일부 거래를 병렬로 처리하기 쉽고 이용자와 앱이 공유하는 상태 규모도 제한한다. 반면 계정 모델은 금융 프로토콜과 복잡한 앱을 짜는 유연성이 더 크다. 이더리움은 11년 넘게 운영돼 왔고 수천억 달러 규모 자산을 지키고 있지만 상태 증가, 동시 거래, 컨트랙트 복잡성 같은 과제도 안고 있다.

코인트리뷴은 한쪽을 객관적으로 옳다고 하고 다른 쪽을 ‘망가졌다’고 보는 것은 기술적 판단이자 정치적 판단이라고 짚었다. 백의 표현이 강한 만큼 구조 선택을 둘러싼 평가에는 관점의 차이가 개입한다는 취지다.

247월스트리트는 백의 주장에 기술적 근거가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은 대부분의 코인을 공개키 해시에 묶어 두고, 새 주소를 비용 없이 만들 수 있다. 서명을 위해 공개키를 드러내야 하는 건 송금할 때뿐이다. 잘 설계된 지갑은 남은 잔액을 새 주소로 보내므로 노출된 키는 빈 봉투에 묶인다. 이 매체는 신중한 비트코인 이용자가 거래 확정 시간 동안만 키를 노출하는 반면 일반적인 이더리움 이용자는 몇 년간 노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은 주소가 한 번이라도 돈을 보내면 서명으로 공개키가 드러나고, 그 상태가 계정 수명 내내 이어진다. 받기만 한 주소는 키가 가려져 있지만 오래 쓰지 않는 지갑은 드물다는 게 247월스트리트의 설명이다.

그러나 기본 설정을 지키지 않는 비트코인 보유자가 적지 않다. 247월스트리트가 전한 파이어블록스의 마이클 거트킨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약 3분의 1이 이미 공개키가 드러난 지갑에 들어 있다. 개인과 기업이 같은 주소를 반복해서 받는 주소로 쓰고, 한 번이라도 거기서 돈을 쓰면 남은 코인이 노출된 공개키에 묶이기 때문이다. 채굴 초기 출력 가운데 일부는 처음부터 공개키를 드러내는 오래된 형식을 썼다. 이런 코인에는 백이 말한 구조적 이점이 적용되지 않는다.

코인트리뷴도 비슷한 결론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ECDSA로 일부 거래를 승인하기 때문에 노출된 공개키에서 개인키를 되찾는 방법이 생기면 두 네트워크가 모두 영향을 받는다. UTXO 모델은 결제마다 새 주소를 만드는 관행으로 노출을 줄일 수 있지만, 주소를 재사용하면 이점은 사라진다.

위협 수준에 대한 진단도 엇갈리지 않는다. 코인트리뷴에 따르면 아직 이런 유형의 실용적 공격이 시연된 사례는 없다. 코인베이스의 암호학 책임자 예후다 린델은 이 서명을 지키는 수학적 가정이 약해졌다는 징후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엑스에서 “오늘 누구에게도 서둘러 자금을 새 지갑으로 옮기라고 권하지 않는다”고 썼다. 다만 AI로 가속되는 수학이 암호에 미치는 위험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양자 취약 암호뿐 아니라 AI에 취약할 수 있는 암호에 대한 노출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47월스트리트는 부테린이 이 상황을 “주의는 필요하지만 공황은 필요 없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더리움 쪽에서는 UTXO식 장점을 일부 되찾으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크립토뉴스와 코인트리뷴에 따르면 이더이움 개선 제안 EIP-8141은 ‘프레임 트랜잭션’이라는 새 거래 유형을 도입해 네이티브 계정 추상화와 양자 이후 대비를 노린다. 코인트리뷴은 더 견고한 서명 체계로 옮겨가는 길을 닦는 제안이라고 소개했다.

247월스트리트는 이더리움이 예정된 업그레이드를 통해 프로토콜을 고쳐 온 이력이 있어 계정의 서명 방식 변경도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비트코인은 변화에 신중한 접근을 택한다. 백의 비판에서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는 해시 함수 기반 작업증명 시스템 해시캐시를 1997년 발표했고, 사토시 나카모토는 백서에서 그를 인용했다. 코인트리뷴은 이런 전문성이 있어도 날짜가 찍힌 기록이 없으면 누구에게, 언제, 어떤 위험을 경고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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