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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챗 편리함과 디지털 통제, 일상이 된 종속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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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카카오톡이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메신저라면, 중국인에게 위챗(WeChat, 微信)은 일상을 움직이는 운영체제(OS)에 가깝다. 서구에서는 일찍부터 위챗을 '중국의 운영체제(China's Operating System)'라고 불렀다. 메시지를 보내는 앱에서 택시를 부르고 결제하며, 병원을 예약하고 수도·전기 요금도 낸다. 별도의 앱을 열 필요가 없다. 수많은 서비스가 '미니프로그램'이라는 형태로 위챗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카카오톡과 비슷하지만, 위챗이 중국인의 일상에 파고든 정도는 훨씬 깊다.

위챗이 단순한 앱을 넘어 생활 인프라가 됐다는 사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건강코드'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위챗 미니프로그램에 행정 기능을 결합한 건강코드는 개인의 신원과 이동 정보를 국가 방역망과 연결했다. 위챗은 그 편리함이 공공행정과 결합하면서 통치 인프라의 일부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PA)는 2025년 보고서에서 중국 사회에서 편리함과 효율, 경제성장을 강조하는 서사가 디지털 통제의 수용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편리함과 통제는 서로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었다.

그 편리함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에는 데이터가 있다. 위챗은 채팅과 결제, 쇼핑과 행정 서비스가 하나로 묶인 슈퍼앱이다. 2025년 프린스턴대와 토론토대 시티즌랩, 보도인 칼리지 등이 공동 발표한 연구는 인기 미니프로그램 104개를 분석해 위챗이 미니프로그램 안에서 이뤄지는 사용자 활동을 광범위하게 추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사용자도 개발자도 이를 거부할 방법이 없었다. 제3의 광고업체가 아니라 위챗 스스로 운영하는 추적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사람들이 위챗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의 명령 때문이 아니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채팅과 결제, 쇼핑과 행정까지 하나의 플랫폼에 쌓일수록 그곳을 떠나는 비용도 함께 커진다는 데 있다.

팬데믹은 끝났고 방역을 위한 건강코드의 역할도 막을 내렸다. 그러나 디지털 신원과 일상 서비스를 연결하려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위챗 같은 민간 플랫폼은 이용자의 신분증 정보를 직접 수집해 실명 인증을 해왔다. 2024년 8월부터는 위챗을 비롯한 80개 이상의 앱에서 국가가 직접 발급하는 '온라인 신원증명서(網證)'가 시범 적용됐고, 지난해 7월 정식 시행됐다. 이 인증 체계를 이용하면 여러 플랫폼에서 신분증 정보를 직접 제공하지 않고도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다.

정부는 플랫폼 기업에 신분증 정보를 직접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개인정보 보호 장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분명한 변화가 하나 있다. 민간 플랫폼이 수행해 온 온라인 신원 확인에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인증 체계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중국인은 왜 위챗을 포기하지 못하는 걸까." 이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답은 통제보다 먼저 편리함에 닿는다. 사람들은 편리해서 위챗을 쓰기 시작했고, 이용자가 모이자 결제와 쇼핑이 들어왔으며, 그 위에 행정과 생활서비스가 쌓였다. 그렇게 위챗은 하나의 앱에서 일상을 움직이는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처음 위챗을 선택하는 것은 자유였지만, 모든 것이 연결된 뒤 위챗을 떠나는 비용은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커졌다.

이것은 중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나의 플랫폼이 일상의 더 많은 부분을 대신할수록 편리함은 커지지만, 그만큼 떠날 때 감수해야 할 비용도 높아진다. 위챗은 그 구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출구 없는 슈퍼앱은 그렇게 편리함이 차곡차곡 쌓인 끝에 만들어졌다.

- 최여진 맥스밸류 캐피털 최고경영자(CEO), 중국 사회과학원 대학 국제커뮤니케이션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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