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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개 기관 세종 추가 이전, 기존 성과 검증 미흡
조선비즈
정부가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31년까지 세종시로 추가 이전하기로 했지만, 기존 기관 이전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분석 자료는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중앙행정기관 43곳, 공무원 1만4000여명이 수도권에서 이전했지만 수도권 인구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정부가 기존 정책의 성과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대규모 추가 이전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관 43곳 옮겨도 수도권 인구 집중… 세종은 첫 순유출
1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있는 44개 기관을 2031년까지 세종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이전 대상 공무원은 정원 기준 9929명으로, 신청사 건립에만 약 3조1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이번 이전을 통해 세종의 행정수도 기능을 강화하고 수도권 과밀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행정기관 이전이 인구 분산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분석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이전한 중앙행정기관은 43곳, 공무원은 정원 기준 1만4731명이다. 반면 수도권 인구 비중은 행복도시법이 시행된 2005년 48.2%에서 지난해 50.9%로 2.7%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도 계속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사람은 41만9000명으로,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38만명보다 약 3만8000명 많았다. 전체 국내 이동자 중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비중은 2015년 5.8%에서 지난해 6.8%로 높아졌다.
세종시의 인구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세종시 인구는 2012년 11만3117명에서 지난해 39만1965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증가 인구는 1280명으로 전년 대비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세종시로 전입한 사람보다 전출한 사람이 47명 더 많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유출을 기록했다.
물론 수도권 인구 집중에는 일자리와 교육, 주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세종시 인구 순유출 역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주택 공급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기관 이전을 추진해 온 만큼 실제 정책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경제 효과 자료 못 찾아”… 3.1조 들여 추가 이전
정부 역시 기존 기관 이전의 경제적 효과를 설명할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하균 행안부 청사관리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세종시를 건설한 이후 분산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자료는 찾지 못했다”며 “추후 자료를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 세종시 건설이 진행 중이어서 정책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최형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은 “행복도시는 건설 단계에서 60% 정도의 진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 단계에서 완벽한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10년, 20년이 됐을 때 효과 분석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차 이전은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27개 기관 소속 공무원 2995명이 내년 중 임차청사를 활용해 이전한다. 경찰청과 외교부, 국방부 등 별도 청사가 필요한 17개 기관은 2031년까지 청사를 신축해 순차적으로 옮긴다. 정부는 신청사 건립비 외에 내년 임차청사 조성과 운영, 공무원 이주 지원 등에 약 897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가의 중차대한 일인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기존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한번은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추가 이전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행정 효율성 개선 여부, 지역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