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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휴게소 이름 하나 못 바꾸면서 “논산세계딸기엑스포” 를 말하는가
투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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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도시의 경쟁력은 가진 자원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자원의 가치를 얼마나 영리하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충남 논산시에는 전국에 내놓을 만한 강력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논산딸기다.

그런데 정작 이 자산을 전국의 소비자와 관광객에게 알릴 수 있는 생활 속 홍보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는 되물어야 한다.

이태모 논산시의원이 15일 열린 제276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던진 ‘벌곡휴게소의 논산딸기휴게소(가칭) 명칭 변경’ 제안은 단순한 간판 교체 요구가 아니다.

논산의 농업 자산을 도시 브랜드로 키우고, 고속도로의 유동 인구를 지역경제의 잠재 고객으로 끌어들이자는 전략적 문제 제기다.

익숙한 행정의 틀에서 벗어나 지역 홍보의 방식 자체를 바꾸자는 주문이기도 하다.

핵심은 명확하다. 논산딸기를 생산하는 데 머물 것인가, 논산딸기를 팔고 기억하게 만드는 도시로 도약할 것인가.

■ 고속도로는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전국을 향한 홍보 무대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단순히 운전자들이 쉬어 가는 공간이 아니다.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머물고, 먹거리를 구매하고, 지역의 이름을 접하는 생활 밀착형 홍보 거점이다.

휴게소 명칭에 지역 특산물과 역사적 자산을 담는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주시 정안알밤휴게소와 천안시의 호두 관련 휴게소 명칭처럼 지역의 이름과 특산물을 결합하면 이용객에게 지역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광고판을 세우고 홍보물을 배포하는 것만큼이나, 매일 수많은 이용객이 접하는 이름 자체가 강력한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논산시는 어떠한가.

논산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은 분명하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딸기다.

하지만 벌곡휴게소라는 이름만으로는 논산의 대표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는다. 고속도로 이용객이 그곳을 지나면서 논산딸기를 떠올릴 이유도 크지 않다.

이름 하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지역의 대표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도 이를 전략적으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검토해 볼 만한 홍보의 공백이다.

이태모 의원의 제안은 바로 그 공백을 겨냥한다. 휴게소를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닌 논산의 브랜드를 알리는 관문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 이름을 바꾸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매출로 증명해야 한다

물론 명칭 변경 자체를 경제적 성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름이 바뀌었다고 저절로 매출이 늘고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름 뒤에 어떤 상품과 콘텐츠, 유통 전략을 붙이느냐다.

이 의원은 공주 정안알밤휴게소의 사례를 들어 특산물 판매와 지역 홍보를 결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제시된 발언에 따르면 해당 휴게소는 명칭 변경 이후 알밤 판매량과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다만 그 성과를 명칭 변경만의 결과로 단정하기보다는 판매 전략과 상품 구성, 운영 방식 등 여러 요인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논산이 주목해야 할 대목은 수치 그 자체보다 전략의 구조다.

논산딸기휴게소가 추진된다면 생딸기 판매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딸기잼과 디저트, 가공식품 등 사계절 판매가 가능한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 농가와 소상공인이 참여할 수 있는 유통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논산의 관광지와 축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홍보 공간도 함께 구축할 필요가 있다.

휴게소에서 딸기를 구매한 소비자가 논산을 궁금해하고, 논산의 관광지를 검색하고,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휴게소의 홍보 효과가 농가소득과 지역 상권의 매출로 연결된다.

간판은 출발점일 뿐이다. 성과는 판매량과 농가소득, 관광객 증가로 증명해야 한다.

■ 2027 논산세계딸기산업엑스포, 홍보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

2027 논산세계딸기산업엑스포를 앞둔 지금, 논산에 필요한 것은 행사장 안에서만 울리는 홍보가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논산딸기를 접하고, 관심을 갖고, 직접 찾아오도록 만드는 일상적인 홍보망이다.

엑스포는 논산딸기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알릴 기회다.

하지만 국제행사를 개최한다는 사실만으로 세계적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행사 전부터 인지도를 쌓고, 행사 기간에는 소비와 체험을 유도하며, 행사 이후에도 구매와 관광이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그 전략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논산딸기휴게소라는 명칭과 엑스포 홍보를 연계하고, 행사 일정과 관광 코스, 지역 농특산물 정보를 제공한다면 고속도로 이용객을 잠재적인 방문객으로 연결할 가능성이 열린다.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대형 홍보사업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미 확보된 공간과 일상적인 이동 경로를 활용하는 실용적인 전략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전국의 사람들이 매일 오가는 길목에서 논산딸기를 알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행사의 파급력을 일상으로 확장하는 방법이다.

■ 명칭 변경, 누가 결정하고 누가 책임질 것인가

다만 제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절차가 있다.

휴게소 명칭 변경은 논산시의 의지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시설 운영 주체와 관계기관의 협의, 명칭 변경 기준과 절차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따라서 논산시는 제안을 단순히 검토하겠다는 말로 끝내서는 안 된다. 명칭 변경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관계기관과 협의를 시작하며, 지역 농가와 업체의 참여 방식 및 경제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명칭 변경이 어렵다면 대안도 마련할 수 있다.

기존 명칭을 유지하면서 논산딸기를 부각하는 공동 브랜드를 운영하거나, 휴게소 내 특산물 판매장과 홍보관을 조성하고, 엑스포 연계 캠페인을 추진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다.

중요한 것은 이름 하나를 둘러싼 찬반 논쟁에 갇히지 않는 것이다. 가능한 방안을 비교하고 비용과 효과를 따져 가장 실효성 높은 해법을 선택해야 한다.

행정은 불가능한 이유를 나열하는 데서 끝나는 조직이 아니다. 지역에 필요한 목표를 정하고, 제약을 넘어 실행 가능한 방법을 찾는 조직이어야 한다.

■ 지나치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논산은 딸기를 생산하는 도시라는 자산을 이미 갖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자산을 전국적인 소비와 관광으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생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브랜드를 만들고, 상품을 개발하고, 유통망을 넓히고, 소비자가 실제로 찾아오게 해야 한다.

이태모 의원의 제안은 그 출발점으로서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다만 제안의 의미를 살리는 일은 이름을 바꾸자는 구호를 넘어, 실행 계획과 성과 관리로 이어져야 한다.

‘벌곡휴게소’를 ‘논산딸기휴게소’로 바꾸는 일이 논산의 미래를 단번에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논산의 대표 자산을 일상적인 홍보 공간과 연결하고, 이를 농가소득과 관광 소비로 이어 가려는 시도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논산딸기는 논산의 농산물이지만, 그 가치는 논산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2027 논산세계딸기산업엑스포를 앞둔 지금, 논산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실행력이다.

휴게소 명칭 변경이라는 작은 제안조차 관계기관 협의와 경제성 검토, 판매 전략 수립으로 구체화하지 못한다면 더 큰 브랜드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논산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전국의 사람들이 논산을 지나가도록 둘 것인가, 아니면 논산을 기억하고 다시 찾아오도록 만들 것인가.

휴게소 이름 하나를 바꾸자는 제안의 진짜 무게는 간판에 있지 않다. 논산의 자산을 지역경제의 성장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와 실행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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