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읽음
세종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송곳 질타’… 체육행정 민낯 드러났다
투어코리아
0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체육행정, 과연 원칙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세종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체육단체의 세금 처리와 회계 관리, 활동비 지급기준, 선수 육성 예산, 공공체육시설 감면제도까지 체육행정 전반의 허점이 잇따라 도마에 올랐다.

단순한 운영상 미비를 넘어 관리·감독 체계와 예산 집행의 투명성, 시민 간 형평성을 근본적으로 되짚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종특별자치시의회가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국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체육회와 공공체육시설 운영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에 나섰다.

이날 김동빈·김동호·김창연·윤성규 의원은 각각 국가유산 관광 기반시설, 지역 선수 육성, 공공체육시설 이용료 감면, 체육단체 회계 및 관리·감독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분야는 달랐지만 핵심은 같았다. 시민의 혈세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쓰이고 있는지, 정책의 혜택이 시민과 지역에 실질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 “10년간 세금 원천징수 안 했다”… 체육회 감독 책임 도마

윤성규 의원은 세종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야구리그 심판수당 등에 대한 세금 원천징수를 장기간 이행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세종시체육회의 관리·감독 부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제출자료에 따르면 2025년 야구리그 수입은 약 3억2732만 원이며, 심판·기록원 수당으로 약 1억3404만 원이 지출됐다.

윤 의원은 협회가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원천징수를 하면서 정규리그에서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개선 시점도 2027년으로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문제가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 체육회가 적절한 점검과 시정 조치를 했는지 따져 물으며, 야구협회에 국한하지 말고 41개 정회원 종목단체 전체의 회계와 세금 처리 실태를 전수 점검하라고 촉구했다.

활동비 지급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윤 의원은 2025년 회원종목단체와 읍·면·동체육회 전무이사·사무국장 활동비로 약 1억3476만 원이 집행됐지만, 지급기준과 활동 실적 확인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출자료 간 지급기준이 일치하지 않고 실제 활동 여부와 무관하게 기본 활동비가 지급되는 사례가 있다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지급 근거와 집행 내역을 전면 재점검하고, 객관적인 기준과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목단체 임원의 장기 연임 문제도 제기됐다. 연임 심사를 담당해야 할 스포츠공정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원들이 계속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임기 제한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은 “체육회는 예산을 지원하고 대회를 운영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종목단체의 건전한 운영을 이끌 수 있도록 관리·감독 기능과 조직 운영 전반을 쇄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메달은 남고 선수는 떠난다?… 지역 유망주 육성 예산 불균형

김동호 의원은 전국체전 성적 향상을 위한 외부 선수 영입 지원과 지역 유소년·전문선수 육성 사이의 예산 불균형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탁구·육상·사격·소프트테니스·펜싱 등 5개 종목의 연고협약 영입선수에게 총 4억2173만 원을 지원했다.

축구단 지원까지 포함하면 관련 지원 규모는 3년간 약 16억1000만 원에 달한다.

반면 지역 초·중·고 선수 등을 지원하는 체육꿈나무 예산은 2025년 1억4000만 원에서 2026년 1억5000만 원으로 7.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입선수와 지역 우수선수 장학금의 개인별 지원액 격차도 컸다. 영입선수 61명에게 지급된 지원액은 1인당 평균 약 691만 원인 반면, 지역 우수선수 장학금은 102명에게 총 2,990만 원이 지급돼 1인당 평균 약 29만 원 수준이었다.

선수의 잔류율 역시 문제로 제기됐다. 최근 3년간 지원받은 영입선수 연인원 61명 가운데 33명은 현재 세종 소속이 아닌 것으로 제출자료에 나타났다.

이들에게 지급된 지원금은 총 2억4243만 원으로 전체 지원액의 57.5%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외부 선수 영입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대회 성적을 위한 투자가 지역 체육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영입선수의 최소 잔류기간을 협약에 반영하고, 지역 유소년 대상 재능기부와 지도 활동을 연계하는 한편, 외부 선수 영입과 지역 선수 육성 간 합리적인 예산 배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메달은 한 번의 대회로 끝나지만, 지역에서 성장한 선수는 세종 체육의 미래가 된다”며 “외부 선수를 데려오는 데 쏟았던 관심과 정성만큼 우리 아이들의 가능성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공체육시설 80% 감면·파크골프장 무료 운영… 형평성 논란

김창연 의원은 공공체육시설 이용료 감면제도가 조례 취지와 실제 운영 사이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따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정스포츠클럽이 주최·주관하는 행사에 적용하도록 한 80% 감면 혜택이 매월 수강료를 받는 정기 유료강습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지정 종목이 아닌 스쿼시·탁구·배드민턴·농구·롤러·배구 등 6개 종목에도 감면이 적용돼 약 3,173만 원의 이용료가 감면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행사와 정기강습의 성격이 다른 만큼 감면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조례상 근거와 실제 적용기준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봉사활동 실적에 따른 감면제도도 개선 대상으로 꼽았다. 누적 봉사활동 250시간을 충족하면 이후 추가 활동 없이도 감면 혜택이 계속 유지되는 구조는 지속적인 공익활동을 장려한다는 제도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파크골프장 무료 운영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세종시 파크골프장 7곳 가운데 금강파크골프장 1곳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이 무료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수영장·빙상장 등 다른 공공체육시설 이용자와의 형평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합리적인 이용료 부과와 시설 유지보수 재투자를 통해 공공체육시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공공체육시설은 특정 단체나 종목이 아닌 모든 시민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자산”이라며 “감면과 지원은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관광버스도 들어가기 어렵다”… 국가유산 활용 인프라 개선 요구

김동빈 의원은 세종 홍판서댁과 부강성당을 관광 명소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시설 확충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국가민속문화유산인 홍판서댁과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부강성당의 관리 실태를 점검하며, 국가유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동시에 방문객이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시설 정비와 지속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광버스가 진입하더라도 유턴하기 어려운 도로 여건을 문제로 꼽았다. 단체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려면 진입로와 회차 공간 등 기본적인 교통 기반시설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국가유산을 보존하는 데 머물지 않고 관광객 방문을 지역 상권의 소비로 연결할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와 활용 정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통된 과제는 ‘책임 행정’… 지적을 실질적 개선으로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난 쟁점은 체육단체의 세무·회계 관리부터 선수 육성 정책, 공공시설 이용료, 국가유산 관광 기반시설까지 폭넓다.

그러나 각 사안은 공공기관과 관련 단체가 명확한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투입된 예산이 시민의 편익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하나의 원칙으로 연결된다.

특히 체육단체의 회계와 세금 처리는 법령에 따른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고, 선수 지원은 단기 성적뿐 아니라 지역 인재 육성과 잔류 효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공공시설 감면 역시 조례상 근거와 실제 운영을 일치시켜야 하며, 국가유산 관광은 보존과 접근성, 지역경제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윤성규 의원은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앞두고 세종시체육회의 소극적인 대응도 지적하며, 국제대회 준비 과정에서 체육회가 주도적으로 역할과 과제를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세종시체육회는 자체 감사팀을 구성하고 지적사항을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감사가 일회성 질타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적된 문제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책임 소재 규명, 구체적인 개선계획 수립, 이행 결과 공개까지 이어져야 시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시민의 세금은 투명하게 쓰이고, 정책의 혜택은 공정하게 돌아가야 한다. 세종시의회가 던진 질문에 집행기관과 체육단체가 어떤 개선책으로 답할지, 이제는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관건이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