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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기업 경력 채용 급증, 신입 대비 증가율 3배 달해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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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신입보다 경력직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반도체 대기업의 경력직 채용공고 증가율은 신입의 약 3배에 달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곧바로 연구개발과 양산 현장에 투입할 숙련 인력을 찾고 있다. 다만 숙련 인력 공급은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워 기업 간 인재 확보 경쟁도 거세질 전망이다.
16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반도체 대기업의 경력직 채용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입 채용공고는 55% 늘었다. 경력직 채용공고 증가율이 신입의 약 3배에 달했다.

직무별로도 기술 인력의 채용 수요가 늘었다. 반도체 엔지니어 채용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AI·머신러닝(ML) 엔지니어는 50% 늘었고 공정 엔지니어는 39% 증가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인력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올해 주요 제조업 가운데 반도체를 고용 증가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꼽았다. 산업연구원도 AI 확산과 디지털 전환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올해 반도체 산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고용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종 종사자는 약 15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6000명 증가했다.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기술 경쟁 주기가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HBM 시장에서는 HBM4에 이어 HBM4E 등 차세대 제품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설계부터 공정·패키징·검증까지 각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개발과 양산 일정을 앞당기려면 특정 공정과 제품을 직접 다뤄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최근 채용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총 54개 직무에서 경력사원을 모집했다. 이 가운데 31개 직무가 테크 R&D 분야였다. SK하이닉스는 8월에도 HBM4E 양산을 준비하며 설계기술공동최적화(DTCO)와 본딩 등의 분야로 경력직 채용 범위를 넓혔다.

기업들이 찾는 인재의 범위도 국내 경쟁사에서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부 직무에서는 마이크론·인텔·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근무 경험을 우대 조건으로 내걸었다. 기업들이 특정 기업 출신을 선호한다기보다 첨단 공정과 제품 개발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기업들의 수요에 맞춰 숙련 인력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 하반기 인력 수급 조사에서도 반도체 기업들은 필요한 인력 7명 가운데 1명꼴로 충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동시에 경력직 채용을 확대할수록 한정된 인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대기업의 경력직 확보 경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인력 이동을 넘어 팹리스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숙련 인력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소·중견기업은 임금과 복지·연구개발 환경 등에서 대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 이들 기업에서는 핵심 인력 한두 명의 이직도 개발 일정이나 고객사 대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HR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직무 전문성이 높아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후 별도의 교육 기간이 필요한 신입보다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 인력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AI와 HBM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숙련 인력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기업 간 경력직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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