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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중증 치매 병수발 한계 왔나…남편에게 흉기 휘두르고 자진 신고한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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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홀로 중증 치매를 앓는 남편을 병수발하던 60대 여성이 갈등 끝에 흉기를 휘두르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60대 여성 A 씨를 형사 입건하고 폭행 혐의로 70대 남편 B 씨를 입건해 수사에 돌입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A 씨가 남편의 폭력적 행동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흉기를 사용한 뒤 스스로 112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돌볼 가족이 없는 노부부의 처지를 고려해 경찰이 이례적으로 체포 대신 분리 조치를 단행했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쯤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 노부부의 주거지에서 벌어졌다.

60대 여성 A 씨는 자택에서 중증 치매 환자인 70대 남편 B 씨를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팔 부위에 자상을 입혔다.

A 씨는 범행 직후 직접 112에 전화를 걸어 "남편을 흉기로 찔렀다"라고 신고했다.

관할 경찰관들이 즉각 출동해 신병을 확보했으며 남편 B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진단 결과 B 씨의 상처는 생명에 지장을 줄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흉기 난동은 일방적인 공격이 아니라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빚어진 우발적 범행으로 드러났다.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B 씨는 당일 A 씨와 갈등을 빚던 중 A 씨의 멱살을 쥐고 밀치는 등 먼저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랜 기간 홀로 남편의 병간호를 전담해 심신이 지쳐 있던 A 씨는 폭력적 행동에 격분해 주변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먼저 폭력을 행사한 B 씨 역시 단순 폭행 혐의를 적용해 형사 입건 조치했다.

경찰은 피의자 신분인 A 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유치장에 구금하는 대신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로 인치해 기초 조사를 진행했다. 치매 남편 B 씨를 돌봐줄 다른 가족이나 친척이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작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B 씨를 부양할 가족이 없어 A 씨를 체포하지 않고 임의동행해 간단히 조사한 후 분리 조치했다"라며 "두 사람을 임시숙소에 머물도록 한 것은 주거지에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이 다수 있어 우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부부는 경찰이 제공한 임시숙소 내의 다른 공간에 나뉘어 격리된 상태다.

치매 환자 간병 부담이 가정 내 폭력이나 흉악 범죄로 이어지는 이른바 간병 비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내 노인 치매 환자가 급증하면서 간병 부담을 홀로 짊어진 가족들의 고통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25%로 집계됐다. 2025년 기준 환자 수는 약 97만 명에 이르렀으며 올해 말까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중증 치매 환자의 경우 인지 기능 저하에 그치지 않고 망상, 공격성, 배회 등 심각한 행동심리증상(BPSD)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이는 주 돌봄 제공자에게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시기 발표된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체적 기능 제한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노인 중 81.4%가 가족으로부터 돌봄을 받고 있어 공적 지원 체계의 사각지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의 배우자가 치매 환자를 홀로 전담하는 이른바 ‘노노(老老) 간병’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간병 가족의 우울증 발병 확률은 일반인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 A 씨 역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채 수년간 남편의 병수발을 들며 극단적인 한계 상황에 내몰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 돌봄의 책임을 가족에게만 전가하는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앙치매센터 등은 중증 치매 환자를 단기적으로 보호해 가족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치매 가족 휴가제를 확대하고 요양보호사 파견 등 공적 돌봄 자원의 실질적인 지원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권고한다.

가족 간병인의 물리적 탈진과 정서적 고립을 예방하는 국가 차원의 치매 책임제가 더욱 촘촘하게 가동돼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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