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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재정 책임 공방, 재정 위기 우려와 청년 고용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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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예산 발언을 두고 언론의 비판이 잇따랐다. 소방 재정 문제 조명도 이어졌다. 지난 19일 주요신문 사설을 정리했다.

추미애 사과 비판 속 소방 재정 책임 두고 견해 갈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가장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표현했다. 16일 경기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한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했고, 추 지사는 17일 빈소를 찾아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예산 대부분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추 지사의 발언과 사과 태도를 비판한 뒤 국가직 전환 이후 남은 재정 문제를 짚었다. 경향신문은 “안전 책임자인 지자체장이 소방 재정을 ‘낭비’와 ‘부담’으로 받아들인다는 건 국민의 안전 기본권과 소방직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0년 4월 문재인 정부는 지역 간 소방 투자의 격차를 해소하고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소방직을 국가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재난 통제권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인사·지휘권과 예산 편성권을 시도지사에게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소방 예산의 국비 지원 규모가 전체의 10~12%에 불과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차제에 소방 관련 업무의 인사·예산권을 중앙정부가 일원화해 전국 어디서나 균등한 소방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완전한 ‘소방직 국가직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신문도 「秋 “빨대” 망언… 소방 재정 90% 지자체 부담은 돌아봐야」에서 발언과 제도 문제를 함께 다뤘다. “목숨 걸고 진화 현장에 뛰어드는 소방관들을 ‘빨대’에 빗댄 표현은 따질 것 없는 망언”이라면서도 “소방공무원은 2020년 국가직이 됐지만, 지난해 소방 예산 중 국비는 10.7%에 그쳤다. 소방 인건비 6조 3000억여원 가운데 국비는 8.6%뿐이고 나머지를 시·도가 감당한다”고 짚었다.

국가직 전환 당시 추 지사의 책임도 거론했다. 서울신문은 “소방 국가직 전환의 밑그림을 그릴 당시 추 지사는 집권당 대표였다. 반쪽 개혁의 책임이 누구보다 큰 장본인”이라며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신분과 사무, 재정이 따로 노는 소방 정책을 바로잡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일보는 국가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자체의 인건비 부담을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데 무게를 뒀다. 「“사과 바라니 사과” 소방관 두 번 울린 추미애 지사」에서 추 지사의 표현을 비판한 뒤 “2020년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앞두고 개정된 소방기본법은 화재·재난 시 국민의 생명 보호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동 책무로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직 전환 이후 재정 분담에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지만, 경기도가 소방관 인건비를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경기도의 예산 운용을 직접 문제 삼았다. 「순직 소방관 빈소서 “사과 바라니까 사과” 秋, 지사 자격 있나」에서 “경기도는 최근 추경에서 순직 소방관 추모 행사비 1억원을 전액 삭감했다고 한다. 소방 차량 보강 예산도 26억5000만원을 깎더니 차량 구매까지 103대에서 78대로 축소했다”고 했다. 경기도 재정난에 대해서는 “소방 예산이 아니라 대선 표를 노린 지사들의 방만 재정이 누적된 결과가 지금 경기도의 재정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시위 원인으로 재정 부실 지목, 청년 고용 문제도 거론

프랑스 고교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요구로 시작된 시위에 노동자와 시민이 가세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에서도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긴축에 따른 공공서비스 악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불만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사설들은 이를 한국의 재정 운용 또는 청년 생활 문제와 연결했다.

조선일보는 「청년들 분노가 삼킨 프랑스, ‘퍼주기 중독’ 한국의 미래다」에서 프랑스 시위의 원인을 재정 지출에 집중해 설명했다. “시위의 뿌리는 방만한 재정이다. 프랑스의 공공 지출은 GDP(국내총생산)의 57.2%로 유로존 평균(49.8%)보다 높고, 국가 부채는 GDP의 120%에 달한다”고 했다. 교육 예산 삭감에 관해서는 “정치권 벽에 막힌 마크롱 정부가 선택한 것은 가장 저항이 적을 것이라 여겼던 교육 예산의 긴축이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도 같은 위험이 있다고 봤다. 조선일보는 “한국 국가 채무는 최근 매년 100조원 이상씩 늘어 올해 처음으로 GDP의 50%를 돌파한다”며 “반도체 호황이 벌어준 시간을 한국 경제 재도약의 골든타임으로 활용해 노동·교육·규제 등 구조 개혁에 매진하지 않는다면, 지금 프랑스 학생들이 겪는 일을 한국의 미래 세대가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일보도 「고물가·주택난 시위 들끓는 유럽, 강 건너 불 아니다」에서 누적된 재정 부담을 강조했다. “저성장과 고령화로 세수 기반이 약해진 반면 연금·의료 등 복지 지출은 급증해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쌓여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유럽의 재정·복지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개혁이 급선무다. 선심성 세금 퍼주기와 무분별한 재정 지출을 억제할 엄격한 재정준칙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경제는 유럽과 한국의 재정 사정을 구분하면서 청년의 취업과 주거 문제를 연결했다. 「유럽 청년의 분노, 남의 일 아니다」에서 “반도체 덕에 미래대응기금까지 쌓는 한국과 재정 적자에 신음하며 국가부채를 줄여야 하는 유럽을 비교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지난달 전체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1만3000명 증가한 가운데 청년층(15~29세)은 14만7000명 줄었다”며 “나라 경제는 좋아졌다는데 청년 취업은 갈수록 바늘구멍이다. 요행히 취업에 성공해도 집값, 전·월세 가격 동반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짓누르는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호황에도 청년 취업 감소, 일자리의 양과 질 함께 거론

국가데이터처 고용통계에 따르면 9월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7000명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는 47개월째 이어졌고,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체 취업자 증가 폭도 6년 만에 가장 작았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성장률 개선 전망이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을 두고 사설들은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한겨레는 「‘취업자 증가’ 6년 만에 최소, 일자리에 총력을」에서 업종별 고용통계를 짚었다. “올해 1~9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5만1천명 감소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대기업 호황이 제조업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라며 “그나마 고령화로 인력 수요가 늘어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22만4천명 늘며 고용시장을 사실상 홀로 떠받치는 모양새”라고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비스 산업 육성에는 일자리의 질도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겨레는 “2030년까지 청년 일자리를 민간·공공에서 20만개 이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한시적 일자리가 아닌 실효성 있는 일자리 중심으로 구체화해야 한다”며 “정부가 일자리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서비스 산업 육성은 불안정·저임금 일자리 확산을 막을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민일보는 잠재성장률 전망과 청년 고용통계를 함께 놓았다. 「40년만의 잠재성장률 반등, 청년취업은 47개월째 감소」에서 “잠재성장률이 지난해 1.94%에서 올해 2.14%, 내년 2.20%로 2년 연속 오른다”면서도 “반도체로 벌어들인 돈과 시간을 막힌 ‘일자리 통로’를 뚫는 데 써야할 때”라고 했다. 특히 “기업은 신입보다 경력을 선호하고, AI는 신입 일자리부터 뺏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중소기업과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고착화하면서 길목을 틀어막는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청년의 실직과 부채 사례를 앞세웠다. 「4만 달러 시대의 ‘가난한 청년들’」에서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노동시장에 제때 진입하지 못한 ‘가난한 청년들’은 자산 축적의 기회를 잃고 부채와 빈곤의 수렁으로 빨려 들어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해법으로는 “인건비 부담을 키우는 대립적 노사 관계부터 고용 친화적으로 바꿔야 청년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가 돌아간다. 고부가 서비스업을 일으키고 청년을 위한 일자리 엔진을 가동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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