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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시승, 슈퍼크루즈 핸즈프리 주행 구현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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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2m, 무게 4톤에 달하는 거대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달린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육중한 차체가 망설임 없이 속도를 높이고,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며 앞차를 따라간다. 미국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의 플래그십 SUV 에스컬레이드가 보여준 모습이다.

지난 20일 서울 용산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 약 120km 구간에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전기차 에스컬레이드IQ를 번갈아 시승했다. 첫인상은 단연 압도적인 크기였다. 국내 최초 풀사이즈 전기 SUV인 에스컬레이드는IQ의 경우 전장이 5715mm, 휠베이스는 3460mm에 달한다. 운전석에 올라서면 높은 시야와 넓게 펼쳐진 보닛이 차량의 덩치를 실감하게 했다.

그러나 실제 도로에 들어서자 첫인상과는 다른 주행감이 나타났다. 차체가 크고 무거운 반면, 가속과 감속은 매끄럽게 이어졌다. 에스컬레이드IQ 기준 공차중량이 4265kg에 달하지만 최대 750마력의 힘이 묵직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렸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에어 서스펜션이 노면 충격을 흡수해 거대한 차체에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습은 웅장한 존재감도, 압도적 퍼포먼스도 아닌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슈퍼크루즈' 기능이었다. 강변북로와 자유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서 슈퍼크루즈를 활성화하자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도 차량이 스스로 주행을 이어갔다. 차량은 앞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도로의 굴곡을 따라 움직였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주변 상황을 판단해 차선을 옮기고, 전방 공사현장을 사전에 인식해 스스로 차선을 바꾸기도 했다.

슈퍼크루즈가 핸들에서 손을 떼고 주행이 가능한 기술이라고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율주행 레벨2에 해당하는 만큼 전방 주시 의무는 여전히 운전자에게 있다.

운전대 주변에 장착된 모니터링 카메라는 운전자가 눈을 감거나 다른 곳을 바라보는 등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하면 즉시 인식하고 경고음을 울렸다. 경고등과 시트진동에도 반응하지 않으면 슈퍼크루즈 기능은 다시 시동을 켜야만 이용할 수 있다.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야간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주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GM은 2028년 전방 주시 의무를 완화하는 레벨3 수준의 주행 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과 비교하면 기술을 구현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테슬라 FSD가 카메라 중심의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다양한 도로 환경에 대응한다면 슈퍼크루즈는 사전에 구축한 정밀 도로정보와 카메라·레이더·GPS를 결합해 지정된 도로에서 핸즈프리 주행을 지원한다. 국내에서 운전대에 손을 올려놓아야 하는 테슬라 FSD와 달리 슈퍼크루즈는 지원 구간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완전히 뗄 수 있다는 점도 다르다.
다만, 가격은 진입장벽이다. 내연기관 에스컬레이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6807만원부터 시작하며, 에스컬레이드IQ는 2억7757만원에 달한다. 거대한 차체 역시 좁은 도심 도로나 주차 공간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에스컬레이드는 확고한 마니아층을 구축한 모델인 것만은 분명했다. 압도적인 크기와 성능이 기존 에스컬레이드의 매력이었다면, 슈퍼크루즈는 여기에 새로운 가치를 더했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도 안정적으로 도로를 달리는 경험은 익숙했던 운전의 개념을 새롭게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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