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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재집권 안갯속…캐스팅보트 쥔 아랍계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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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의 정치적 운명이 아랍계 정당들의 손에 달리게 됐다. 총선 개표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집권 우파 진영과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권 모두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할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랍계 정당들이 차기 정부 구성의 ‘캐스팅보트’(결정권)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AP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28일 오후 개표율 85.6%를 기준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종교 정당 연합은 크네세트(의회) 전체 120석 가운데 53석,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가 주도하는 야권 연합은 4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양측 모두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61석)에 크게 못 미친다.

당초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는 아이젠코트 대표 진영이 2~3석 앞설 것으로 예측됐으나 실제 개표에서는 네타냐후 총리 진영이 역전했다. 집권 리쿠드당은 26석으로 제1당을 유지하고 야샤르당은 21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네타냐후 진영은 기존 68석보다 15석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선거는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처음 치러진 총선이다.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과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논란, 초정통파 유대교도의 병역면제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투표율은 77.7%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대 변수는 아랍계 정당의 약진이다. 라암과 조인트 리스트는 합계 19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10석에서 의석을 거의 두 배로 늘린 것이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아랍계 주민들이 네타냐후 총리의 정권교체를 요구하며 대거 투표에 참여한 결과로 해석된다.

문제는 연대 가능성이다. 강경 시온주의자인 네타냐후 총리는 아랍계 정당에 의존하는 정부를 ‘위험한 정부’라고 비판하며 협력 가능성을 일축했다. 아이젠코트 대표 역시 아랍계 정당과의 연대에 신중하지만, 이스라엘을 유대국가로 인정하고 하마스를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협력할 여지를 남겨뒀다.

아랍계 내부의 입장도 엇갈린다. 2021년 반네타냐후 연정에 참여했던 만수르 아바스 라암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한 협력에 적극적이다. 반면 유세프 자바린 조인트 리스트 대표는 아이젠코트 대표의 가자지구 군사작전 지지 등을 문제 삼아 연정참여에 반대하면서도 네타냐후 축출을 위한 외부 지원 가능성은 열어뒀다.
아이젠코트 대표 진영이 아랍계 정당과 손잡으면 기존 야권의 우파 정당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아랍계 정당의 지지를 얻더라도 연정 구성에 실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은 다음 주 정당 대표들과 협의해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할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는 재선거를 피해야 한다며 각 정당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공식 선거 결과는 다음 달 4일 발표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재집권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공조를 바탕으로 이란에 대한 강경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이스라엘은 또다시 총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은 정치적 교착으로 2019년 4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다섯 차례 총선을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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