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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특허법인 연쇄 방화 70대, 살인미수 혐의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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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70대 남성이 살인미수 혐의까지 적용돼 공소청에 넘겨졌다.
2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7시 35분께 70대 남성 A 씨를 현존건조물방화치상 및 살인미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당초 방화치상 혐의만 적용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A 씨가 범행 직전 특정인을 찾았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했다.

A 씨는 이날 모자나 마스크 없이 안경을 쓴 채 수서경찰서 유치장을 나섰다. 호송차로 향하던 그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기도 전에 "내가 하나 물어봅시다. 내가 물어볼게"라며 먼저 입을 열었다. 이어 특허 사기 피해를 알리기 위해 언론사 다섯 곳에 전화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허 사기는 있잖아요. 이거 심각한 거예요"라며 "특허 사기를 수서경찰서에 얘기했어. 그럼 수사를 해야 될 거 아니야. 수사를 안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재진이 방화 사건과 피해자들에 관한 질문을 던지자 A 씨의 반응은 달라졌다. 피해자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여보세요, 그런 얘기는 그만하라니까"라며 말을 끊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사기 치는 걸 방송해야 될 거 아니야? 왜 방송을 안 해?"라고 취재진에게 따져 물었다. 이어 "사람들을 죽이려고 했습니까",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이 잇따랐지만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영어로 조용히 하라는 말을 거듭 외치며 취재진의 질문을 가로막았다.
A 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4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 3층에 불을 지른 뒤, 낮 12시 1분께 인근 한양빌딩 4층에서도 방화한 혐의를 받는다. 두 건물에는 모두 특허법인 사무실이 입주해 있었다. 약 7분 간격으로 발생한 두 차례 화재로 5명이 중상을 입고 14명이 경상을 입는 등 모두 19명이 다쳤다. 피해자 중 변리사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나흘 전인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주거지 인근에서 플라스틱 말통 2개와 라이터, 인화물질을 미리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일에는 택시를 타고 역삼동으로 이동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 감식에서는 A 씨가 한양빌딩 4층 특허법인 사무실 출입구 앞 바닥에 인화성 액체를 뿌리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됐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발생한 특허법인 연쇄 방화 사건 당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 SBS 뉴스 캡처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당시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만 적용했다. 그러나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불을 지르기 직전 특허법인 직원에게 특정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근무 위치를 물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경찰은 이러한 정황을 바탕으로 A 씨에게 특정인을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특허법인 두 곳이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상대방에게 겁을 주고 해당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는 취지로 범행 동기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A 씨의 주장으로 특허법인 측의 사기 행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A 씨는 초기 조사에서는 범행 사실을 대체로 인정했지만 이후 조사에서는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과거에도 특허 관련 분쟁으로 사무실을 찾아가 직원들을 위협해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19~2020년 국내에서 운동기구 디자인 2건을 등록했고 2021~2022년에는 미국에서도 디자인 특허 2건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등록증 발급 문제 등을 놓고 특허법인 측과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 2022년 12월 서울 강남구의 특허법인과 특허법률사무소를 찾아가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를 켜는 동작으로 위협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번에는 특허법인들이 입주한 건물 두 곳에 실제로 불을 질러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행 동기를 분석하고 정신건강 관련 의무기록도 확인하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지난 2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A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심의위원회는 피해의 중대성과 범행 수단의 잔인성이 인정되고 범행을 뒷받침하는 증거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재범 방지와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다만 A 씨가 신상 공개 결정에 대해 서면으로 이의가 없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아 법에 따른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A 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 신상정보는 다음달 3일 오전 9시께부터 30일간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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