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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자료조작 및 검사방해, 금감원 기관경고
알파경제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자금세탁방지실은 농협은행에 지난달 26일 기관경고를 통보했다.
제재를 받은 직원 등 15명은 감봉(6명)·견책(7명)·주의(2명)이며 이 중에는 미등기 임원도 있다. 자율처리필요사항 2건도 함께 내려졌고, 제재 공개안의 임원 항목에는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됐다.
제재내용 공개안에 적힌 2024년과 지난해 수정 건수를 합하면 고객확인 내역 4만7335건이다.
지난해 4월 8일부터 5월 9일까지 한 부서의 4개 팀에 걸친 직원 22명이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에서 2만7808건을 조작·변경했다. 고객이 직접 입력했거나 영업점 직원이 입력한 내역을 당사자 확인 없이 바꾼 뒤 검사 사전자료용 엑셀 파일에 담아 금감원에 제출했다.
이 부서는 앞서 거래목적·자금원천 같은 강화된 고객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고객 국적·실제 소유자 정보가 증빙과 다르게 입력된 사실을 파악한 상태였다.
같은 부서의 한 팀은 앞선 2024년 정기검사 때도 내역을 고쳤다. 직원 6명이 4월 22일부터 6월 28일 사이 1만9527건을 바꾼 뒤 허위 자료로 냈다.
제출 자료에서 빠진 내역도 있었다. 영문 이름이거나 실명번호 뒷자리상 외국인인데도 국적이 '한국'으로 입력된 1726건은 따로 검토 없이 개인(내국인) 고객확인 엑셀 파일에서 삭제된 채 제출됐다.
금감원 검사에서는 삭제된 내역 속에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위험국가 고객과 관련해 강화된 고객확인(EDD)을 어긴 건이 66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검사반은 지난해 3월 26일 '제3자 고객확인 내역'도 함께 제출하라고 명시했지만 농협은행은 협의 없이 이를 제외했다.
이 자료는 검사반이 5월 30일 다시 요구한 뒤인 6월 5일에야 제출됐다. 첫 제출 기한인 4월 8일보다 약 60일 늦었다.
농협은행 담당 부서는 현장검사 시작을 앞둔 지난해 5월 9일 다른 부서에 'AML시스템 화면별 권한 재정비 요청' 전자공문을 보냈다. 이후 검사반 권한의 기능이 축소되거나 화면 속 특정 정보가 가려졌다.
검사반은 현장검사를 시작하고 약 2주가 흐른 5월 30일에야 요구했던 AML 시스템의 해당 메뉴에 접속할 수 있었다. 금감원은 자료를 사실과 다르게 제출하고 일부를 누락하거나 늦게 낸 데 더해 시스템 접근까지 막은 것을 검사업무에 대한 조직적 방해로 판단했다.
고객확인 의무 자체를 어긴 사례도 있었다. 새 계좌를 열거나 일회성 금융거래를 처리하면서 고객확인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가 1260건이었다.
이런 위반은 영업점 창구뿐 아니라 제3자를 거친 거래와 비대면 채널 거래에서도 발생했다. 고위험 고객의 거래목적·자금원천을 확인하지 않거나 비대면으로 거래한 외국인 고객의 국적 확인을 빠뜨린 경우 등이 포함됐다.
기존 고객확인 때 받은 고객 66명의 거래목적·자금원천 정보도 당사자 확인 없이 바뀌었다. 자금세탁 위험이 높다고 평가된 이들 고객이 2024년 5월부터 지난해 6월 사이 다시 거래할 때도 강화된 고객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금융회사가 1000만원 이상 현금을 주고받으면 30일 안에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3월 사이 이런 거래 30건을 보고하지 않았다.
금융회사에 대한 기관 제재는 기관경고부터 중징계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에 개선사항 9건도 요구했다. 담당 부서 안에서는 AML 시스템을 쓸 권한을 줄 때 대부분 실무자 1명이 혼자 판단하고, 상급자 승인 절차나 부여 이력 관리도 없는 점을 고치라는 요구가 여기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