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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 지지율 99%, 싫증 나면 총리 하겠다
위키트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폭스뉴스의 아침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와 3일(현지시각) 오전 전화 인터뷰를 했다. 미국 전역에서 중간선거 투표소가 문을 연 직후였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내 지지율은 99%다. 믿기느냐"라며 "사실 미국에서 사람들이 나에게 싫증을 낸다면 이스라엘로 이주해 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9%라는 수치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생각해 보라. 나는 99%다"라며 "역사상 누구보다 높은 지지율"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이스라엘)은 훌륭한 파트너였다"며 "우리가 한 일은 이란을 막은 것이다. 이란은 막을 수 없는 세력이었는데 우리가 그들을 완전히 두들겨 팼다"고 말했다. 미국 연예매체 TMZ는 트럼프 대통령이 99% 지지율을 뒷받침하는 여론조사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를 둘러싼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 포털 AOL에 실린 보도에 따르면 진행자 브라이언 킬미드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미국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커지는 반이스라엘 정서에 대해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좋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해마다 약 40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몇 달 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합의해 이 원조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킬미드가 원조를 끊는 이유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게 필요 없기 때문이다, 브라이언"이라고 답했다. 그는 원조 중단을 네타냐후 총리가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해도 되느냐. 그가 먼저 꺼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우리가 원조를 받지 않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게 (미국 내) 논쟁거리 중 하나라는 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AOL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조는 끊더라도 이스라엘이 미국산 무기는 계속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필요하다면, 어떤 이유로든 도움이 필요하다면"이라고 말한 직후 이스라엘 지지율 99% 발언을 꺼냈다. 이스라엘 총리가 되겠다는 말은 이 대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총리 농담을 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도 같은 농담과 함께 이스라엘 지지율 99%를 주장한 적이 있다.
발언이 알려지자 미국 정치권과 언론계에서는 조롱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펜라이브에 따르면 비판론자들은 "그게 협박이냐.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떠나겠다는 말은 겁낼 일이 아니라 바라던 일이라는 뜻이다. 테네시주 진보 성향 매체 테네시 홀러도 "트럼프가 떠나겠다고 협박하는데 우리에겐 협박이 아니라 선물"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조지 콘웨이 변호사는 "이 제안이 솔깃하긴 하지만 이걸 이스라엘에 바라는 건 반유대주의의 극치일 것"이라며 "어떤 형태의 반유대주의도 배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메흐디 하산 언론인은 "그가 정말 이 말을 소리 내서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그것도 폭스뉴스에서"라고 했다. 이어 “2026년 중간선거가 이 한 장면으로 요약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공화당에 불리한 선거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선거모델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확률을 96%로 내다봤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최대 242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버드대는 "공화당의 하원 승리 가능성은 20면체 주사위를 던져 ‘20’이 나올 확률과 같다"며 "이번 선거는 집권당이 의석을 잃는 전형적인 중간선거"라고 평가했다.
상원 전망도 공화당에 녹록지 않다. 하버드대는 민주당의 상원 승리 확률을 78%로 봤다. 민주당이 상원 100석 가운데 53석을 차지해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버드대는 상원 접전지 7곳 가운데 텍사스·오하이오·캔자스·알래스카는 민주당 우세, 사우스캐롤라이나·네브래스카는 공화당 우세로 분류했다. 아이오와는 접전으로 봤다.
민주당 압승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 예측 전문가 네이트 실버는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일 내놓은 여론조사를 근거로 민주당 압승을 뜻하는 '블루 쓰나미'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NYT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상원 경합지 7곳 가운데 텍사스·캔자스·메인·오하이오·알래스카·미시간 등 6곳에서 앞섰다. 아이오와에서는 양당 후보가 동률이었다. 이 결과가 현실화하면 민주당은 상원에서 4석 이상을 늘려 다수당을 되찾을 수 있다. 실버는 2008년 대선에서 50개 주 가운데 49개 주의 승자를 맞혀 이름을 알렸다.
중간선거는 통상 집권당에 대한 심판 성격을 띤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란 전쟁이 부른 고물가와 동맹국까지 겨냥한 관세 전쟁, 강경한 이민 정책이 유권자 판단의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원조 문제도 쟁점 가운데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인터뷰에서 원조 중단을 거론한 것도 젊은 유권자층의 반이스라엘 정서를 의식한 질문에 답하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