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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실적 개선에도 주가 하락, 중국 경쟁심화 원인
에너지경제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3분기 나란히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최근 3개월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향후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조선 3사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췄다. 다만 최근 주가 조정을 거치며 부정적인 요인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최근 3개월간 KRX 조선 TOP10 지수는 31.37% 하락했다. 동 기간 HD현대중공업 주가는 40.23%, 삼성중공업은 36.85%, 한화오션은 19.06% 하락했다. 조선 3사가 일제히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낙폭이 가장 컸다.
주가 흐름과는 달리 실적은 개선됐다. 올해 3분기 HD현대중공업은 89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4857억원, 338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세 회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0% 이상 늘었다.
조선 3사에서 기존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한 호실적이 나타났지만, 증권가는 향후 성장과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해 이를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요 증권사들은 조선 3사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HD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기존 80만원에서 57만원으로 28.8% 낮췄다. 중국 조선사들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이 커지면서 상선 부문의 이익 성장에 대한 가시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신규 수주와 선박 가격 상승세 둔화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반영해 HD현대중공업의 상선 부문 기업가치 산정에 적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16배에서 11.2배로 낮췄다. 통상 목표주가는 실적(EPS)에 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곱해 산정한다.

신한투자증권은 한화오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9만원으로 30.8% 하향 조정했다. 특수선 부문의 적자와 해외 잠수함 사업 수주 불찰 등을 성장 기대치를 조정하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PER 역시 지난 2007년 조선 4사 평균 대비 16.9배에서 5% 할인된 값을 적용했다. 한화오션이 캐나다와 폴란드 잠수함 사업에서 탈락하면서 특수선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부여했던 프리미엄을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2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18.8% 낮춰 잡았다. NH투자증권은 금리 상승과 중국 조선사와의 중장기 경쟁 심화를 반영해 영구성장률을 낮췄다. 영구성장률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 심화는 최근 조선주에 부담으로 작용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해 온 LNG운반선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향후 수주와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 중형 증권사 연구원은 “LNG운반선 분야는 중국 조선사 대비 7대3 정도로 국내 조선사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5대5 정도로 비율이 낮아진 상황에서 관련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도 주가에 부담을 준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날 발표될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함정 건조 관련 정책 추진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환율 하락 역시 최근 조선주를 압박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 조정 과정에서 부정적인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환율 하락과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 심화, 미국 중간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며, 주가 하락을 부를 만한 요인들도 상당 부분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다만 반등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향후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할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엔진과 부유식 데이터센터가 거론된다. 데이터센터용 엔진은 조선사가 축적한 엔진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해상에 서버와 냉각·전력 설비 등을 설치하는 부유식 데이터센터 역시 조선사의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향후 조선주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승 동력이 필요하다"며 “데이터센터용 엔진이나 부유식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에서의 성과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