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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기소 특검, 이첩권 삭제로 못 푼 '재판 개입' 논란
아주경제
5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조작기소 특검법 수정안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박형수 의원을 첫 주자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토론 종결을 거쳐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법안은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청과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 국가 기관이 수사·기소·감사 권한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대상으로 한다. 증거 위조·변조,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의 은닉·누락, 강압·회유에 의한 진술·증언 유도, 위법 수집 증거 사용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쪼개기 기소'와 증거가 없거나 불충분한 상황에서의 기소 강행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에서 제기된 진술 회유 의혹 등을 근거로 독립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개별 실행자부터 지시·보고 체계까지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기관이 진술과 증거를 왜곡했다면 그 책임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다.
쟁점은 의혹을 규명할 특검의 권한이 기존 사건의 재판에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느냐다. 원안은 다른 기관이 수사·기소하거나 공소 유지 중인 사건의 이첩을 요구하고, 넘겨받은 사건의 공소 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수정안은 해당 조항 전체와 직무 범위에 있던 '공소 유지 여부의 결정' 문구를 삭제했다.
반면 특검의 직무를 '수사, 공소 제기 및 공소 유지'로 정한 규정은 유지했다. 관련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도 대상에 포함했고, 검사 등의 권한을 준용하는 조항도 남겼다.
공소 유지 권한은 특검이 새로 기소한 사건을 수행하는 데도 필요하다. 이 규정이 남았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사건의 공소 취소가 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기존 사건을 넘겨받는 근거를 삭제한 뒤에도 재판 중인 사건에 관한 규정을 유지한 만큼 특검이 관여할 수 있는 범위는 명확히 정리해야 할 부분이다.
법사위 검토보고서 관련 보도에 따르면 최기도 전문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의 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 취소 권한이 사법 공정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형사소송법 준용 범위에서 해당 권한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민주당은 기존 재판에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수사 과정의 위법 행위를 밝히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국민의힘은 직접적인 권한 조항이 없어도 특검 수사가 공소청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져 공소 취소를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통령 관련 사건을 다룰 특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도 공정성 논란의 배경이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예외를 둔 점도 법조계의 논쟁거리다. 수정안 부칙 6조는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 파견 검사의 수사권·지휘권에 개정 전 형사소송법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수사 과정에서 작성한 조서와 그 밖의 서류의 증거 능력에도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과 특검에 부여하는 권한의 관계도 쟁점이다. 수정안은 특검과 특검보, 파견 검사의 수사권·지휘권에 개정 전 형사소송법을 적용하도록 했다. 일반 형사 절차와 달리 특검에는 수사와 기소를 함께 맡기는 예외를 둔 것이다. 이러한 예외의 필요성과 적용 범위가 적절한지가 논의 대상이다.
검찰권 남용을 조사하는 특검에 현직 검사가 참여하는 데 대한 우려는 법무부에서도 나왔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전날 비공개 법안소위에서 공소청 검사 관여에 따른 공정성 논란과 수사·기소 분리 취지를 들어 파견 여부와 규모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파견검사 상한은 원안 30명에서 수정안 20명으로 줄었다.
특검의 수사 대상이 충분히 명확한지도 쟁점이다. 법안은 '야당 대표 제거 등'의 목적을 위해 통상과 달리 장기간 대규모 검찰 인력을 동원해 검찰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포함했다. 법원행정처는 법안 심사 과정에서 해당 표현의 의미와 수사 대상이 되는 인력 동원의 기간·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구는 수정안에도 남았다.
심사 과정에서 통제 장치가 보완된 부분도 있다. 수정안은 직무 범위를 벗어나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을 소환·조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수사 대상자와 변호인 등이 서울고법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법원이 직무 범위 이탈을 인정하면 특검은 결정 취지에 반하는 수사를 할 수 없다. 별도로 절차 정지도 신청할 수 있다.
공소유지변호사 제도는 유지됐다. 특검이 법원조직법상 해당 직 경력 5년 이상인 특별수사관을 지정해 공소 유지를 맡기는 방식이다. 법원행정처는 특검이 직접 지정한 특별수사관에게 공소 유지 권한을 부여하는 구조가 타당한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내용 공개 범위 역시 당사자의 권리와 직결된다. 수정안 13조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수사과정'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허용한다. '피의사실 이외'라는 제한 문구는 없다. 수사 내용 공표·누설을 금지한 9조도 해당 브리핑 등을 예외로 뒀다. 의혹 규명 과정의 공개와 확인되지 않은 혐의의 공표를 구분할 기준이 필요한 대목이다.
수사대상 사건은 12개 항목으로 묶였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금품수수 등 의혹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의혹 △성남FC 광고·후원 관련 제3자 뇌물 의혹 △김진성씨에 대한 위증교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배임 의혹 등이다.
이밖에 △서해 공무원 피격·동해 선원 북송 관련 사건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 수수 의혹 △윤석열 후보 관련 허위 보도에 따른 명예훼손 의혹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드 기밀 유출 혐의 사건도 포함됐다.
인력은 특검 1명과 특검보 8명, 특별수사관 최대 70명, 파견 검사 최대 20명, 그 외 파견공무원 최대 210명으로 합계 최대 309명이다. 수사 기간은 연장을 포함해 최대 180일이며, 준비 기간 20일까지 더하면 최장 200일이다. 특검 후보는 모든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중 의석수가 가장 많은 단체가 각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