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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들인 중국산 사전투표함 불량 사태... 선관위, 선금 미환수 상태서 또 혈세 요구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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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올해 치러진 지방선거를 위해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약 13억원을 투입해 도입한 중국산 행낭식 사전투표함에서 잠금장치 불량 등 대규모 하자가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존 투표함 납품 업체와의 계약 해지 및 선금 6억원 환수 절차가 법적 소송 등으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선관위가 기존 투표함을 모두 폐기했다는 이유를 들어 내년도 예산안에 새로운 사전투표함 신규 제작 비용 16억여 원의 추가 증액을 국회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혈세 낭비와 관리 부실에 대한 거센 비판이 제기된다.

해당 사전투표함 입찰 과정 전반은 현재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조선비즈는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2027년도 예산안 증액 건의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선관위는 2027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사전투표함 신규 제작 명목으로 16억 1900만원의 별도 증액을 국회에 정식 요청했다.

앞서 선관위는 올해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난 12년 동안 현장에서 사용해 오던 구형 관내사전투표함을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12억 6500만원 규모의 신규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업에는 국비 1억 2000만원과 지방비 11억 4500만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사업 진행 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이 속출했다. 납품된 총 1만 3376개의 행낭식 사전투표함 가운데 790개에서 핵심 부품의 오장착과 자물쇠 잠금장치 불량 등 투표의 무결성을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하자가 발견됐다.

문제가 확인된 불량 투표함은 현장에서 전량 회수 조치됐으나 전체 물량의 최종 납품일 역시 당초 계약 기한보다 21일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핵심 투표함이 중국에서 생산된 저가 제품이라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며 논란이 가중됐다.

사태가 악화하자 선관위는 지난 9월 18일 조달청에 해당 제작 업체와의 정식 계약 해제를 요청했다. 선관위는 당초 4월 30일로 설정됐던 납품 계약 기한을 10월 30일까지 한 차례 연장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작 업체가 뚜렷한 하자 보완 계획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은 점을 계약 해제 요청의 주된 사유로 명시했다.

이에 반발한 납품 업체 측은 선관위의 조치보다 앞선 지난 9월 3일 선관위를 상대로 미지급된 물품 대금의 지급을 독촉하는 내용증명을 공식 발송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가장 큰 쟁점은 기존 업체와의 13억원 규모 계약에 대한 금전적 정산 절차가 전혀 마무리되지 않은 교착 상태에서 선관위가 국회에 16억원대의 신규 제작 예산을 이중으로 청구했다는 사실이다.

선관위는 최초 계약 당시 제작 업체에 지급한 선금 6억 3250만원을 법적 절차를 거쳐 전액 환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선관위 측은 해당 선금 환수 절차가 민사 소송 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 당장 반환받아 내년도 새 투표함 제작 예산으로 즉각 전용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더불어 선관위는 당초 사업비 명목으로 배정됐던 잔여 예산 약 6억원 역시 국가재정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신규 구매 사업 용도로 임의 전용해 사용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새로운 16억원 예산 투입의 근거로 선관위는 현재 당장 재사용할 수 있는 투표함 재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2년간 선거에 투입됐던 기존 투표함들은 물품 내용연수 기준인 8년을 훌쩍 넘겨 이미 대부분 폐기 처분을 완료한 상태다.

올해 13억원을 들여 제작한 신형 투표함 역시 심각한 하자 문제와 중국산 논란으로 인해 실제 선거에 재투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선관위는 다가오는 선거 관리를 위해 내년도 신규 투표함 제작을 위한 16억원 규모의 별도 예산 확보가 피할 수 없는 필수 과제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이번 중국산 사전투표함 입찰 및 제작 과정은 이미 사법 당국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지난 8월 검찰과 경찰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선관위 관계자와 해당 납품 업체를 상대로 입찰 방해 및 업무상 배임 의혹과 관련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강제 집행했다.

선관위는 이번 16억원 증액안 외에도 재외국민 우편투표 도입 타당성 검토를 위한 사전 조사 비용 3억 5000만원과 외부 사이버 공격 대응 및 인공지능 기반의 선거법 안내 자동화 시스템 구축 준비 비용 6억 6600만원의 추가 증액안도 국회에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허술한 관리가 국민적 신뢰를 잃는 선관위를 만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예산 증액보다 책임부터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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